北 “200만kW 전력 달라”…6자회담서 核동결 대가 제시

  • 입력 2004년 6월 24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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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23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시작된 제3차 6자회담에서 핵 동결의 대가로 연간 전력 200만kW 또는 그에 상응하는 중유(약 270만t)를 제공해줄 것을 요청하고 이 같은 대북 에너지 지원에 미국이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복수의 워싱턴과 베이징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또 핵 동결의 대상에 영변 5MW 실험용 원자로 등 자신들이 ‘평화용’이라고 주장했던 핵시설도 포함시킬 용의가 있음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전력생산 용량은 연간 700만kW이지만 설비노후 및 연료 부족 때문에 현재 가동률은 200만kW 정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과 미국은 회담 둘째 날인 24일 오후 회담장인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첫 양자 접촉을 갖고 이 같은 문제들에 대한 본격적인 협의를 벌였으나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모든 핵 프로그램의 폐기를 공약하고 이를 위한 준비 단계에 들어가면 미국을 비롯한 6자회담 참가국들이 북한의 경제적 정치적 고립을 완화할 수 있는 임시 지원을 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고 23일 밝혔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과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각각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미국 한국 일본 등이 제공할 지원에는 에너지와 식량 및 북한의 안전보장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핵 폐기를 위한 준비 단계에서 북한은 외부 감독하에 핵 관련 시설과 물질을 해체, 제거하고 핵무기와 관련 부품을 외부로 이전하는 한편 장기적인 감시프로그램을 가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 포스트는 24일 한국이 북한에 중유를 제공하는 것과 동시에 미국이 안전보장을 제시하는 국무부의 제안을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반대하는 바람에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베이징=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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