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3차 6자회담]北核 동결범위-검증 이견

  • 입력 2004년 6월 25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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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미국은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고 있는 제3차 6자회담 사흘째인 25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한 핵 폐기’와 ‘그 첫 단계로서의 동결 및 검증’이라는 원칙엔 공감했으나 동결 범위와 검증 방법, 보상 방안과 그 시점 등에선 상당한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당초 의장국인 중국과 중재자 역할을 해 온 한국이 추진해 온 ‘공동보도문’ 채택은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으며 2차 회담 때처럼 ‘의장 성명’ 형식으로 원론적 합의 내용만 정리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참가국들은 제4차 6자회담은 9월 말 이전에, 제3차 실무그룹회의는 가능하면 이른 시일 안에 열어 쟁점에 대해 계속 논의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대표단의 현학봉 대변인은 이날 오후 주중 북한대사관 앞에서 “핵 동결은 (그에 대한) 보상 여부에 따라 결정되며, 보상은 조(북)-미간 신뢰조성의 필수불가결한 요인”이라고 밝히고 “미국은 핵 동결 시점에 200만kW 능력의 (대북) 에너지 지원에 참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현 대변인은 “미국이 대북 에너지 지원에 참가한다면, 우리는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와 대조선 경제 제재와 봉쇄 문제에 대해선 신축성을 보일 용의가 있다는 것을 명백히 밝혔다”고 덧붙였다. 그는 “동결은 미국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핵 폐기(CVID)’ 요구 철회와 우리의 보상 요구 수용을 전제로 한다”며 “동결엔 핵무기 관련 모든 시설 및 재처리 결과물, 핵무기를 더 만들지도 이전하지도 시험하지도 않는 것들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 대표단의 고위 관리는 이날 회견을 갖고 “이번 회담엔 긍정적인 요소와 부정적인 요소가 혼재돼 있는데 (문제 해결의) 돌파구는 찾지 못한 상태”라며 “북한이 고농축우라늄(HEU) 핵 프로그램의 존재를 부인하는 게 주요인”이라고 말했다.

한국 대표단의 한 관계자도 “김계관 북측 수석대표가 미측에 ‘북한에는 핵무기를 만들려고 핵실험을 주장하는 사람들과 부서가 따로 있다. 그들을 설득할 명분과 논리가 필요한 것 아니냐’며 핵 동결에 대한 상응조치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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