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黨-靑 불협화음 어디까지

  • 입력 2004년 6월 15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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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주택 분양원가 공개 문제를 놓고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원이 “계급장을 떼고 치열하게 논쟁해 보자”고 했다. 분양원가 공개에 반대하는 노무현 대통령을 정면 겨냥하고 나선 것이다. 김 의원은 “마음을 열고 논의해 보자는 뜻”이라고 설명했지만 당의 총선 공약을 한마디로 뒤엎어 버린 대통령에 대한 불만의 표출이라는 것이 공통된 시각이다.

노 대통령의 말대로 ‘일사불란’은 곤란하다. 다양한 의견이 자유롭게 개진되고 이를 통해 보다 나은 결론을 끌어내는 것이 민주정치의 요체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모든 것이 결정되던 과거 권위주의 시절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당-청(黨-靑)간 불협화음과 정책 혼선은 민주적 논의의 한계를 넘어선 느낌을 주고 있다. 여당의 대표적인 중진 의원이 ‘계급장’ 운운하면서 대통령에게 반발하는 듯한 모습에서 국민은 무엇을 보고 느끼겠는가. 이라크 파병도 그렇다. 이미 보내기로 당론이 정해졌는데도 일부 의원들은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젖떼기’ 논쟁도 볼썽사납다. 대통령정치특보를 지낸 문희상 의원이 노 대통령의 당-청 분리 방침을 당이 이해하지 못한다면서 “초등학교에 가서도 젖에 의존하려 하느냐”고 꼬집자, 신기남 당의장이 “청와대에 젖 먹으러 가는 것이 아니다”고 되받았다는데 당-청 관계가 이래서는 국정운영에 손발을 맞추기 어렵다.

해법을 찾아야 한다. 사전에 충분히 논의하고 토론하되 일단 결정된 사안은 당-청이 공동 책임하에 밀고 갈 수 있는 시스템을 완비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청와대 정무기능 부활도 검토해야 한다. 도대체 무엇을 위한 당-청 갈등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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