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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16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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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총리는 지난번 평양행에서 북-일 국교정상화 등에 관한 ‘평양선언’에 합의했지만 그 후 협상은 교착상태를 면치 못했다. 피랍 일본인 가족의 송환문제를 놓고 양측이 힘겨루기를 계속했기 때문이다.
북-일 관계의 진전은 우리에게도 중요하다. 미국은 올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 재지정하면서 일본인 납치문제를 처음으로 명기했다. 당사자인 일본뿐 아니라 국제사회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증거다. 그런 점에서 북한이 납치문제를 해결하면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이미지는 한결 개선될 수 있다. 이는 앞으로 열리는 6자회담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끼칠 것이다.
길게 보면 북-일 관계는 동북아 전체의 안정과 번영에 중요한 기반이다. 두 나라 관계가 정상화 궤도에 접어들고 경제협력이 가시화되면 한반도 주변 상황에 대한 안정적 관리도 한 걸음 가까워진다.
양측은 이번 회담이 실질적인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하기 바란다. 고이즈미 총리는 납치문제 외에도 핵과 미사일을 포기할 때 북한이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북측을 설득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일본 언론이 전하는 것처럼 이번 회담이 연금 미납 등 자국 내의 곤경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비친다면 고이즈미 총리의 협상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북한도 이제는 정말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북한에 이번 회담은 대미(對美) 관계 개선으로 이어지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 반대로 ‘또 한 번의 깜짝쇼’로 끝난다면 국제사회는 북한에 대한 마지막 기대마저 접을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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