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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4월 26일 18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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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비자금 150억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박지원(朴智元·사진)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26일 오후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이주흥·李宙興) 심리로 열린 항소심 재판에서 이렇게 호소했다.
왼쪽 눈에 의안을 하고 있는 박 전 장관은 오른쪽 눈에 녹내장이 생겨 올해 1월부터 최근까지 외부 병원에서 4차례에 걸쳐 수술을 받았다. 박 전 장관은 네 번째 수술 후인 23일 구속집행정지 신청을 낸 상태.
눈을 안대로 가리고 휠체어를 탄 채 법정에 나온 박 전 장관은 “식사 때마다 17, 18가지 약을 먹으면서 증세 악화를 막고 있지만 효과가 적은 데다 약의 부작용으로 인한 고통이 너무 심하다”며 “특히 안압을 떨어뜨리기 위한 치료제인 ‘다이아막스’를 먹으면 온종일 정신이 혼미해 하루 20시간가량 잠만 잘 정도”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이 부장판사는 “피고인의 어려운 처지는 이해하지만 심리가 마무리 단계에 와 있는 데다 다른 미결수와의 형평성 등을 감안해야 하는 만큼 구속집행정지 여부를 신중히 판단하겠다”며 재판을 마쳤다. 다음 재판은 5월 17일 오후 2시.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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