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금융권 人事개입’ 논란…"재경부 출신 낙하산 규제"

  • 입력 2004년 2월 23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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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용(鄭燦龍)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이 최근 옛 재무부 출신들의 별칭인 모피아(MOFIA·마피아에 빗댄 표현) 전직 간부들의 금융기관 ‘낙하산 인사’를 경고한 발언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자칫 청와대의 금융권 인사개입으로 확대 해석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 때문이다. 또 정 수석이 모피아를 직접 지목함으로써 산하단체장 인사 때 ‘재정경제부 출신은 무조건 안 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소지도 적지 않다.

실제 청와대는 3월 출범하는 주택금융공사 사장에 재경부 출신인 김우석(金宇錫) 신용회복지원위원회 위원장과 경합한 정홍식(鄭弘植) KB부동산신탁 경영고문을 발탁했다.

청와대는 모피아의 독주를 막기 위해 7인 인사추천위원회의 당초 멤버였던 재경부 차관과 차관보를 배제하고 순수 민간인 출신으로 위원회를 재구성하도록 지시하기까지 했다.

또 정 수석이 인사를 앞둔 윤병철(尹炳哲) 우리금융지주회사 회장 등 간부 6명과 함께 최근 오찬을 함께 한 것도 인사개입 논란 시비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재경부 고위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 인사추천위원회 위원에도 재경부 간부가 참여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부처 간부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한 고위 관계자는 “재경부 출신들이 ‘제 식구 감싸기’를 하면서 워낙 자리를 독식한 측면도 있다”고 자업자득(自業自得)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유능한 재경부 관리가 역차별당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한편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정 수석의 발언은 최근 금융통화위원 인사과정에서 한 위원이 한국은행 노조에 각서를 써줘 물의를 빚은 직후 낙하산 인사의 폐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판단에서 나온 얘기”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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