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組閣수준 개각 가능성…高총리 “물러날 각오”

  • 입력 2003년 11월 27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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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로 예상되는 개각에 앞서 고건(高建) 국무총리가 국정쇄신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자진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주변에 밝힌 사실이 알려져 내각 개편의 폭이 예상보다 커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고 총리는 최근 지인들에게 “국정쇄신 차원의 개각이라면 총리도 당연히 포함돼야 한다. 총리를 빼놓고 쇄신한다면 말이 안 되는 것 아니냐”며 “노무현 대통령이 재신임 국민투표를 제안할 때부터 마음을 비웠다. 깨끗이 물러날 각오가 돼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김진표(金振杓) 경제부총리와 윤덕홍(尹德弘) 교육부총리가 모두 교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어 개각 폭은 사실상 조각(組閣) 수준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 대통령은 10월 정기국회 시정연설에서 ‘국정쇄신 차원의 연말 내각 개편’을 거론했다.

▽국가정보원, 경제부총리 후보 4명 청와대에 보고=국정원은 최근 경제부총리를 교체할 경우에 대비해 후보자로 박봉흠(朴奉欽) 기획예산처 장관, 강봉균(康奉均·열린우리당 의원) 전 재경부 장관, 이헌재(李憲宰) 전 재경부 장관, 김인호(金仁浩)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등 4명을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경제부총리의 경우 총선 출마를 위해 ‘징발’해야 한다는 주장이 당쪽에서 나오고 있는 데다 부동산 및 카드사 대책 등 경제정책 혼선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인책론도 함께 나돈다.

윤 교육부총리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파문에 이어 대학수학능력시험 복수정답 파문으로 인한 문책론이, 윤진식(尹鎭植) 산업자원부 장관은 전북 부안 사태와 관련해 교체론이 각각 나오고 있다. 여기에다 부동산 대책에 관련된 최종찬(崔鍾璨) 건설교통부 장관, 담뱃값 인상과 국민연금 논란이 있는 김화중(金花中) 보건복지부 장관, 박호군(朴虎君) 과학기술부 장관, 권기홍(權奇洪) 노동부 장관 등도 바뀔 가능성이 있다.

▽총선 차출은 얼마나 가능할까=우리당에서는 총선 차출 희망자로 김 경제부총리와 박 예산처 장관, 진대제(陳大濟) 정보통신부 장관, 허성관(許成寬) 행정자치부 장관, 권 노동부 장관, 최 건교부 장관 등을 꼽고 있다.

여성장관인 강금실(康錦實) 법무부 장관과 한명숙(韓明淑) 환경부 장관, 지은희(池銀姬) 여성부 장관의 경우 비례대표 후보로 일괄 영입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노 대통령이 조만간 장관들에게 의사타진을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 중 대다수가 총선 출마에는 뜻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청와대와 우리당 간 조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제부처의 한 당국자는 “여권 핵심부에서 내년 총선 출마가 유력한 장관들에 대해 홍보용 업적카드를 준비하라는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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