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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9월 18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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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은 이날 우수 중소 벤처기업 대표 130여명을 초청한 청와대 오찬간담회에서 “요즘 ‘경기 살려내라’는 압력을 많이 받지만 이 시점에서 성장 잠재력에 부담을 주는 경기부양책은 절대 쓰지 않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노사문제와 관련해 “대통령이 모든 문제를 공권력으로만 해결하려고 하면 국민이 불안해서 살 수 있겠느냐”며 재계의 공권력 투입 주장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노 대통령은 “무조건적인 공권력이 법과 원칙은 아니다. 그런 법과 원칙을 자꾸 나에게 강요하지 말라”면서 “정부가 노동자에게 약간 양보했다고 해서 무슨 죽을죄를 진 것처럼, 마치 기업하는 사람들에게 적대적인 행위를 한 것처럼 몰아붙이느냐”고 사측 태도에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경제 회복속도가 빠르면 대통령 체면이 서서 좋지만 두고두고 부담되는 것보다는 느리게 회복하고 그 대신 한번 올라가면 상승흐름이 가라앉지 않고 지속적으로 멀리 뻗어나가게 해야 한다는 게 나의 소신이다”고 말했다.
특히 “1989년부터 정부가 썼던 경기부양책을 쭉 지켜봤지만 그것이 우리 경제체질을 약하게 하고 우리 경제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교란시켜 잠재성장력을 갉아먹은 경험이 있었다”며 “장관들도 (경기부양 목소리에) 귀가 따갑고 속이 탈 것이지만 이번에는 어떤 일이 있어도 경기부양책을 내놓지 않겠다”고 노 대통령은 거듭 강조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전국경제인연합회의 ‘대통령 리더십 부재’ 주장에 대해 “경제가 어려우니까 영국의 마거릿 대처 총리, 박정희(朴正熙) 대통령이나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했던 지도자들에 대한 희망과 바람이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한국에서 그와 같은 지도자가 꼭 필요한 시기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노 대통령은 “대처 총리가 아무리 강력하게 했다 해도 나보다 더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지 않았다”면서 “지금 나는 대처 총리 이상으로 과격하고 단호하게 정책의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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