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정부 행정관 근무 최진씨 “청와대 시스템 비효율적”

  • 입력 2003년 7월 2일 00시 24분


코멘트
‘비대한 조직과 복잡한 지휘라인이 만들어낸 비효율적 시스템.’

김대중(金大中) 정부에서 대통령정책기획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최진(崔進) 경희대 겸임교수가 1일 출간한 저서 ‘대통령 리더십’에서 노무현(盧武鉉) 청와대의 문제를 실증적으로 분석해 화제다.

그는 자신의 청와대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정책수석실의 경우는 정책실장과 정책수석의 투톱 체제가 중복보고와 책임전가 현상을 빚어낼 가능성이 크며 홍보수석실은 비서관 수(9개)가 너무 많아 업무구분이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비서실 시스템에서는 집권 초에는 ‘밥그릇 다툼’이, 집권 중후반에는 책임전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참여정부의 청와대를 △헌정 이래 최대 규모이며 △지휘체계가 다원화돼 있고 △특보·보좌관제도가 활성화된 ‘병렬형 조직’이라고 분석한 뒤 “시스템의 효율화와 참모진의 정예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혼란이 올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의 역대 대통령이 ‘플러스형’ 리더십과 ‘마이너스형’ 리더십이 교대로 나타나는 추세를 보여왔으며 DJ가 차분하고 내성적인 마이너스형 리더십인 반면 노 대통령은 감성적 명분주의와 낙관적 모험주의 등을 특징으로 하는 플러스형 리더십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노 대통령 같은 플러스형은 문재인(文在寅) 민정수석비서관이나 이광재(李光宰) 국정상황실장 같은 조용한 스타일을 신임하는 반면 DJ 같은 마이너스형은 박지원(朴智元) 전 비서실장 같은 적극적인 업무 스타일을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노 대통령 같은 플러스형 지도자는 감정에 치우치고 여론에 민감해 포퓰리즘에 빠질 위험이 있는 만큼 성공한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제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