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방북추진 배경]北, '南보수대표' 직접 설득

  • 입력 2003년 4월 25일 18시 57분


코멘트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의 다음달 북한행은 북한 당국과 자민련, 그리고 한일 양국정부 등 여러 당사자의 이해가 서로 맞아떨어진 결과로 보인다. 여권의 핵심 관계자는 25일 이와 관련해 “북한은 남한의 진보적 인사들만 불러봐야 보수층의 생각을 정확히 알기 어렵고, 보수를 상징하는 인사와의 대화를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설득하고 나아가 미국 일본과의 대화를 트는 데도 긍정적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자민련 변웅전(邊雄田) 총재비서실장도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은 마지막에 만날 남쪽 사람이 보수원로이자 정계원로인 JP라고 보고 남북문제, 특히 전쟁방지 방안 등에 관한 논의를 통해 핵문제 해결에도 도움을 받으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JP의 측근들도 “JP의 방북이 성과를 거둘 경우 한반도 위기상황 타결에 중대한 전기가 되는 것은 물론 고사 위기에 처한 자민련의 활로도 확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층에는 JP가 경륜을 발휘해 자민련의 존재 이유를 과시하고, 대북교류 정책의 지속을 바라는 노무현 대통령과 진보성향 국민에게도 ‘보수원조’의 긍정적 역할을 보여줌으로써 활동 공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JP는 방북성과를 거두기 위해 ‘미래지향적 논의’에 집중할 것이라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JP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핵무기 보유 시인설과 관련해 “북한이 급하다. 그래서 공갈도 하고 협박도 하는 데 그런 것에 일일이 신경 쓸 것 없다”며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한 것도 그런 맥락으로 보인다.

한편 JP는 20일 일본을 방문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JP가 일본측으로부터 과거 한일 수교회담의 주역을 맡았던 경험을 살려 방북시 북-일 수교시의 배상금 지불 문제 등에 관해 양측을 중재하는 역할을 부탁받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