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버드美대사 "北 핵개발 포기안하면 체제유지 못해"

  • 입력 2003년 3월 17일 1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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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허버드 주한 미국대사(사진)는 17일 북한 핵문제는 이라크 사태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며 다국적 외교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버드 대사는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조찬연설회에 참석해 “국제사회의 이라크 무장해제 추진은 10년이 넘는 복잡한 과정에 걸쳐 진행돼온 반면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다국적 외교노력은 이제 막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며 평화적인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낙관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북한이 미군 정찰기에 15m까지 근접하며 위협하고 영변의 핵시설을 재가동하는 등 일련의 북한의 행동은 국제사회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허버드 대사는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체제 유지는커녕 국제적으로 고립을 자초하는 행위”라며 “이 때문에 경제원조가 끊어지면 체제 유지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확인 가능한 방법으로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나, 그 대가로 보상을 요구하거나 뭔가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한국이야말로 북한의 핵위협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으며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한국의 피해가 가장 크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바로 이점 때문에 한미 양국은 북한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다고 허버드 대사는 말했다.

허버드 대사는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한미 양국관계의 불균형 문제와 관련해 “미국인은 한국인과 마찬가지로 양국간의 성숙하고 균형된 관계를 원하고 있다”며 이 사안에 대한 최선의 대처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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