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산하기관-공기업 인사추천 골머리

  • 입력 2003년 3월 5일 19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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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밖에 ‘출입금지’라는 팻말을 붙일 수도 없고….”

민주당은 3, 5일 인사위원회를 잇달아 열고 정부 산하기관 및 공기업 등에 진출시킬 당내 인사 추천 작업에 착수했으나 지원자는 많고 자리는 부족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 인사위원은 “사적 면담은 피한다는 게 원칙이나 선거 때 열심히 도와준 사람들을 매정하게 내칠 수도 없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공기업을 △이익을 내야 하는 곳 △공공성을 지켜야 하는 곳 △개혁적인 경영자가 필요한 곳 등 3개 그룹으로 나누고 이 중 개혁적 경영자가 필요한 곳에는 당내 인사를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에 근거해 민주당은 김태랑(金太郞)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인사위를 구성, 사적 루트를 통한 ‘밀실 추천’을 일절 배제하고 전문성과 개혁성, 대선기여도 등을 계량화한 ‘다면평가’ 방식으로 적합한 인사를 공개 추천키로 방침을 정했다.

인사위는 또 당 추천으로 공기업에 진출한 사람이 나중에 문제를 일으킬 경우에는 추천인에게 연대책임을 묻는다는 원칙을 천명하는 등 ‘사후 대비’까지 신경을 쓰고 있다.

이 같은 엄격한 기준에도 불구하고 인사위에는 공기업 진출을 위해 눈도장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당내 인사가 들어갈 수 있는 자리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실제 공기업에 진출하기는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만큼이나 힘들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정대철(鄭大哲) 대표는 1월 20일 “당내 인사를 최대 250∼300명 선발해 공기업 경영진으로 진출시킬 것”이라고 했으나 한 인사위원은 “현재 분위기로 보면 그 10분의 1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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