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장관 '야간장관실' 별도운영 논란

  • 입력 2003년 3월 4일 17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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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민원인의 얘기를 직접 듣는 '국민장관실'을 운영하겠다."

김화중(金花中) 보건복지부 장관이 4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업무시간 이후에 민원인을 직접 만나는 사무실을 별도로 운용하겠다고 밝혀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오후 5시까지는 정부과천청사에서 정상적으로 장관 업무를 보고 퇴근 이후에는 서울 중구 을지로 6가의 국립의료원에 따로 사무실을 만들어 복지부 관련 각종 민원을 담당 국장과 함께 듣겠다는 것.

이에 대해서는 "열의가 대단하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굳이 밤에까지 민원인을 만날 필요가 있느냐. 의욕 과잉이며 직원들이 불편해 할 것"이라는 부정적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김 장관은 "(복지부 장관에 임명돼) 오래 전부터 꼭 하고 싶었던 일을 하게 됐다"며 그러나 "복지부 업무의 70%가 민생문제이고 장관을 만나려는 민원인이 너무 많아 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여서 밤에 시간을 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또 "직원들이 불편해 할까봐 전 직장인 서울대 보건대학원에 사무실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역시 서울대에 불편을 줄 수 있어 복지부 산하기관인 국립의료원에 사무실을 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복지부 관계자는 "장관의 대외활동에 복지부 직원들이 배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활성화하는 취지로 받아들이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업무시간에도 가능한 일을 굳이 밤에 시간을 내서 하는 것은 '튀는' 행동으로 비칠 수 있으며 특히 정치인 출신이라 '표'를 의식한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복지부의 민원 중에는 '단란주점의 영업시간을 늘려달라'는 등 이익집단의 요구가 대다수인데 이를 일일이 들어주기 위해 장관이 퇴근 이후의 시간을 전면 투입한다는 것은 낭비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송상근기자 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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