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세운지구 재개발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에서 열린 세운지구 초고층 재개발 관련 주민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4/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은 17일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16일) 업무보고에서 종묘 경관 훼손 논란을 언급한 것을 두고 ‘수박 겉핥기식 질문’이라고 비판하며 세운4구역 개발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오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모르면서 아는 척하지 맙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어제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세운지구 개발 관련 질의·답변 과정을 지켜보며 서울의 미래 도시개발이라는 중대한 의제가 이토록 가볍게 다뤄질 수 있는지 개탄을 금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은 툭 던지듯 질문하고, 국가유산청장은 마치 서울시가 종묘 보존에 문제를 일으킨 듯 깎아내리는가 하면 법령을 개정해 세계유산영향평가로 세운지구 개발을 막을 수 있다고 과장해서 단정했다”고 했다.
그는 “국가유산청장이 언급한 ‘법으로 규제하겠다’는 발언은 세운지구뿐 아니라, 강북 지역을 포함한 서울 전역의 정비사업과 개발을 사실상 주저앉힐 수 있는 매우 중대한 사안이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다시, 강북 전성시대’의 미래 서울 도시 비전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유산청이라는 특정 정부 기관의 편향적인 시각으로 도시계획을 좌지우지하겠다는 것 자체가 재량을 과도하게 넘는 권한 남용”이라며 “도시의 역사와 유산을 지키는 일과, 시민의 삶을 담는 도시를 발전시키는 일은 결코 제로섬 관계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대통령은 공무원들을 향해 “모르면서 아는 척하는 것이 더 나쁘다”고 했으면서, 정작 수박 겉핥기식 질의・답변을 통해 결과적으로 서울시의 미래도시 전환 노력을 폄훼했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는 본질을 왜곡하는 일방적인 주장으로 서울시를 몰아갈 것이 아니라, 문제를 풀 수 있는 합리적 대안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국가유산청과의 합동 경관 시뮬레이션 등 과학적이고 객관적 검증을 통해 충분히 협의할 수 있다”며 “역사의 가치를 보존하면서, 도시의 경쟁력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 그것이 서울이 가야 할 길”이라고 했다.
앞서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전날 업무보고에서 2026년 3월 세계유산법이 통과되면 앞으로 종묘 인근의 재개발지역에 초고층 건물을 짓지 못한다고 밝혔다. 허 청장은 이 대통령이 종묘 앞 초고층 재개발 논란에 대해 묻자 “지난 12일 종묘 세계유산지구 지정에 관한 행정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답했다.
종묘 세계유산지구는 서울 종로구 훈정동 일원 91필지, 총 19만 4089.6㎡가 대상이다. 지정 근거는 ‘세계유산의 보존·관리 및 활용에 관한 특별법’ 제10조다. 세운4구역은 세계유산지구 범위 바깥이지만 유산청이 세계유산의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건축물이라 판단하면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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