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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2월 19일 01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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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후보 집무실이 있는 당사 8층 복도는 취재진과 당직자 100여명이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오후 10시24분 당사에 도착한 노 후보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통합21이 노 후보의 발언을 문제삼아 공조를 파기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된 겁니까”라는 질문이 쏟아졌다. 노 후보는 애써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그런 말 해서는 안된다는 게 (양당) 공조 합의에 있었습니까”라고 반문하는 여유를 보였다.
노 후보는 자신의 집무실로 들어가지 않고 바로 옆 비서실장 방으로 들어갔다. 그 방에선 이해찬(李海瓚) 기획본부장, 이상수(李相洙) 총무본부장, 염동연(廉東淵) 정무특보, 이낙연(李洛淵) 대변인 등 선대위 핵심관계자 10여명이 이미 대책회의를 하고 있었다.
복도에 있던 중하위 당직자들은 삼삼오오 모여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며 허탈해하며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한편 후보 집무실에서 노 후보를 기다리던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10시 40분경 “내가 직접 (통합21로) 가보겠다”며 당사를 떠났다.
외부에서 이 소식을 듣고 곧바로 통합21측과 접촉을 시도했던 정대철(鄭大哲) 선대위원장이 11시 20분경 굳은 표정으로 당사에 도착하자 일말의 희망을 갖고 있던 당 간부들의 얼굴은 더욱 침통해졌다.
11시35분경 1시간여 대책회의가 끝난 뒤 이 대변인은 2층 기자실로 내려와 “노 후보, 정 위원장, 이재정(李在禎) 유세본부장이 정 대표의 평창동 자택으로 떠났다. 오해가 있으면 풀 것이다”고 말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