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鄭 후보단일화]한나라 "만에 하나라도…"

  • 입력 2002년 11월 10일 18시 52분


한나라당은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후보의 정치 성향 차이를 고려할 때 후보단일화가 쉽지는 않겠지만, 여론의 압력에 떠밀릴 경우 막판 타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은 일단 두 후보간 단일화는 전혀 명분이 없는 정치적 야합일 뿐이라는 논리를 내세워 노무현-정몽준 후보측을 공격하고 있다.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은 10일 선거전략회의에서 “후보 단일화는 명분도 정체성도 정치도의도 다 팽개친, 당리당략보다 못한 사리사욕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규택(李揆澤) 원내총무도 “대선의 패색이 짙어지자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연출의 경선사기극 1편에 이어 단일화사기극 2편이 준비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이 같은 공세는 비록 후보단일화가 성사되더라도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를 초반에 꺾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의 성격이 짙다.

한나라당은 나아가 ‘이회창(李會昌) 대세론’을 확산시킴으로써 단일화의 효과를 원천적으로 무력화한다는 전략이다. 이 후보 대세론을 굳혀 나가면서 ‘구심력(求心力)’을 강화할 경우 설령 노무현-정몽준 후보의 단일화가 이뤄져 이 후보와 양자대결을 하더라도 충분한 승산이 있다는 계산에서다.

이 후보가 9일 박태준(朴泰俊) 전 국무총리와 만난 데 이어 10일 한국미래연합 박근혜(朴槿惠) 대표와 회동해 지지의사를 이끌어낸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라는 게 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당 지도부가 당내 소장파 등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민주당과 자민련 탈당파 의원들의 영입을 본격 추진키로 한 것도 역시 같은 맥락이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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