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역풍 맞을라" 영입 속도조절

  • 입력 2002년 10월 16일 19시 00분


한나라당 내에서 의원 영입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문호는 열어놓되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게 당 지도부의 판단이다.

한 고위당직자는 16일 “의원 입당에 대한 여론조사를 한 뒤 영입시기를 조절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전용학(田溶鶴) 이완구(李完九) 의원이 국회 대정부 질문 일정이 끝난 뒤인 17일 입당하려다 14일 입당하는 바람에 국회 파행의 책임론에 휩싸이는 등 여론의 역풍(逆風)이 만만찮다는 점도 고려됐다.

동요하는 민주당 의원들에 대해선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가 탈당을 결행하는 시점에 맞춰 자연스럽게 한나라당행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도 이 같은 기류와 무관치 않다.

속도조절론의 배경엔 입당에 따른 당내 분란을 막으려는 전략도 깔려 있다.

사전 정지작업을 하지 않고 받아들일 경우 입당 의원과 지역구가 같은 지구당위원장들이 반발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한 고위 당직자는 “한승수(韓昇洙) 이완구 전용학 의원은 입당에 앞서 조직책 문제를 말끔히 정리했다”며 “지난주 말 자민련 일부 의원들이 무조건 입당하겠다고 했지만 이를 거부한 것도 사전 정지작업이 덜 됐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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