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진기록]“연장자 우선” 같은 票 얻고도 낙선

  • 입력 2002년 6월 14일 18시 51분


이번 지방선거는 월드컵 열풍에 밀려 무관심 속에 치러졌지만 화젯거리가 적지 않았다.

▽진기록〓오창근(吳昌根) 경북 울릉군수 당선자는 전국 기초단체장 평균 득표수인 3만8912표의 20분의 1에도 못미치는 1786표를 얻고도 당선의 기쁨을 누렸다.

반면 인구 100만명을 바라보는 경기 성남시의 행정을 책임지게 된 이대엽(李大燁) 당선자는 15만4622표로 기초단체장 선거 최다득표를 기록했다. 이는 광역단체장인 우근민(禹瑾敏) 제주도지사 당선자가 획득한 13만5283표보다도 1만9000표 이상 많은 것.

4개 동시 선거에 1만명 이상의 후보자들이 출마하다보니 1표차로 희비가 엇갈리는 후보가 속출하는 가하면 같은 수의 표를 얻고도 ‘나이가 적다’는 이유로 고배를 마신 후보도 나왔다. 경기 동두천 상패동 기초의원 선거에 출마한 이수하(49) 문옥희 후보(60)는 각각 1162표를 얻었으나 ‘연장자 우선’ 원칙에 따라 문씨가 당선의 기쁨을 누렸다.

서울 용산 원효로2동, 인천 부평구 부평4동 등 8개 기초의원 선거구는 단 1표차로 승부가 갈렸다. 2, 3표차 당선자도 전국적으로 16명이나 됐다.

42.3%의 저조한 투표율을 기록한 충남 천안시장 선거에서는 이미 등록 무효된 후보에게 기표한 투표지가 속출, 총투표수의 14.9%에 이르는 1만8856표가 무효처리돼 선거 관계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기초단체장 당선자 분석〓전국 총 232명의 기초단체장 당선자들의 직업은 정치인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무려 177명(76.3%)이 직업을 정치인이라고 밝혔으며 그 다음으로는 무직(10명) 교육자(7명) 농축산업(5명) 약사 또는 의사(4명) 등의 순이었다.

정치인은 대부분 기초단체장 시도의원 등이어서 실제로 공직생활을 한 경험이 있느냐의 여부가 당락을 좌우하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연령은 50대가 109명(47.0%)으로 가장 많았다. 60대도 80명이나 되는 반면 30대는 4명(1.7%)에 불과해 기초단체장 선거에선 참신함보다는 경륜이 중시되고 있음을 보여줬다.여성 당선자가 2명에 불과, 여성 정치지망생에게 정치인의 벽이 높음을 실감하게 했다.학력은 대학졸업이나 대학 중퇴가 108명으로 가장 많았다.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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