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후보 방송기자클럽 토론]“大選 양당구도가 바람직”

  • 입력 2002년 5월 24일 19시 04분


질문 경청 - 국회사진기자단
질문 경청 - 국회사진기자단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는 24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통일이란 이름의 기차가 두 대 있는데 하나는 남북연합, 하나는 고려연방제다. 국민에게 아무거나 타라고 할 수는 없다”며 6·15남북공동선언 2항의 재검토를 거듭 주장했다. 다음은 문답 요지.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어떻게 생각하나.

“충분한 지식이 없어 잘 알지 못한다. 정상회담 이후 처음엔 융통성 있고 알려진 것과 다른 행동을 취한다고 평가했다. 그 이후엔 ‘역시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약속해 놓고 진지하게 지켜진 것이 없다.”

-며칠 전 일일교사 활동 때 말(‘빠순이’)을 잘못해 학생들에게서 빈축을 샀다.

“내가 실수했다. 좋은 말인 줄 알고 했더니 썰렁했다.”

-‘옥탑방’이 뭔지 아나.

“모르겠다.”

-97년 대선 때 정연(正淵)씨가 소록도 공익근무기간을 다 채우지 못했다.

“공익으로 간 게 아니다. 송구한 마음을 행동으로 표현하기 위한 것이었다.”

-두 아들의 병역 관련 비리은폐 의혹에 대해….

“그런 일은 없다. 이 정권이 이런 치졸한 짓을 안했으면 좋겠다.”

-타이거풀스로부터 중앙당이 후원금 5000만원을 받았다는데….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정치자금 조달 계획은….

“힘들고 아픈 대목이다. 당원들이 핀잔할지 모르지만 정당하게 치를 것이다. 그러나 정당한 후원금은 내줬으면 좋겠다.”

-제3후보의 등장을 어떻게 보나.

“유불리를 떠나 양당구도 선거가 바람직하다. 국민의 의사선택 왜곡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데 제3후보 출마가 우리 당에 유리하다고 해서 헷갈린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을 만나 감점당했다고 한다.

“YS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같이 갈 수 있다면 같이 간다.”

-집권하면 언론사 세무조사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

“조사 동기가 잘못됐고, 실제 세무조사 발표 내용이나 조사과정에서 드러난 내용이 많이 과장됐다는 것을 지적했다. 앞으로 공정한 재판을 통해 진실이 밝혀질 것이다.”

-당 국가혁신위는 권력형 비리 청산을 위한 특검제 강화를 주장했다.

“검찰이 지금 많이 노력하고 있지만, 검찰이 확실하게 해서 특검이 필요없다는 말 나올 때까지는 특검이 있어야 된다는 것이다. 단, 특검 상설화는 원하지 않는다.”

-월드컵 기간 중 민노총 파업은 온당한가.

“자제해야 한다.”

-2004년에 쌀시장을 개방해야 한다.

“나는 쌀 쿼터제를 양보하고 오히려 개방을 늦추는 게 좋다고 본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옥탑방 아나” 질문에 “모른다”▼

“혹시 옥탑방이라는 말뜻을 아십니까.”

24일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한 패널리스트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에게 불쑥 이런 질문을 던졌다. 이 후보의 ‘서민생활 이해지수’를 알아보기 위한 질문이었다. 이 후보가 잠시 고개를 갸우뚱하다 “모르겠다”라고 대답하자 패널리스트가 오히려 “질문이 너무 어려웠나 봅니다”라고 넘어갔다.

이에 민주당 김재두(金在斗) 부대변인은 토론회가 끝나자마자 논평을 냈다. 그는 “한나라당이 지난달 8일 옥탑방 양성화를 위한 법안을 내놓기도 했다”며 “이 후보가 옥탑방을 모른다고 한 것은 서민의 삶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일”이라고 비아냥댔다.

결국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이 나서 “옥탑방의 뜻을 왜 모르겠느냐. 패널리스트가 일일교사 얘기를 하다 그런 질문을 던져 고교생의 은어인줄 착각했다”고 해명했지만 민주당은 다시 물고 늘어졌다.

김 부대변인은 “토론 당시 서민에 대한 철학을 묻는 질문이 이어지고 있었는데 ‘고교생 은어’로 헷갈렸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공박했다.

이 후보가 토론장에 있던 시간에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도 기자간담회에서 “이 후보가 서민이 되려고 애쓰고 있다는데…”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TV를 보니까 이 후보가 시장에서 오이를 씻지도 않고 먹던데 진짜 시골사람은 바짓가랑이에 쓱 훔쳐서 가시와 흙을 털어 내고 베어먹는다. 괜히 안 하던 서민노릇 하느라고 고생이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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