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특정 언론사와 타협안해"

  • 입력 2002년 5월 9일 19시 04분


“나는 언론의 피해자다.”

노무현(盧武鉉)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9일 국회 문화관광위와 농림해양수산위 소속 민주당 의원 15명과 가진 조찬 간담회에서 여전히 일부 언론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노 후보는 이날 일부 참석 의원들이 “이제 언론 관계를 부드럽게 가져갈 필요가 있지 않느냐”고 묻자 “나는 피해자로서 불가피하게 싸우고 있는 것이지 내가 먼저 공격한 것이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특정 언론사는 자신의 존재 근거와 삶의 정당성, 회사의 사활이 걸려 있기 때문에 우리 같은 개혁정당을 용납하지 않으려 한다”며 ‘특정 언론’을 겨냥했다.

노 후보는 “부당하게 사실을 왜곡하고 편파 보도하는 어느 언론사에 내가 1주일에 한번씩 찾아가서 절을 한다고 하더라도 시정되겠느냐. 시정된다면 그렇게 하겠지만 본질적으로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다”며 특정 언론과 타협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언론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김 대통령이 얼마나 언론을 어루만지고 유화적으로 대했느냐. 그러고도 얼마나 당했느냐”고 의원들에게 묻기도 했다.

이날 참석 의원들 간에는 노 후보와 언론과의 관계에 대해 “이제 대통령 후보가 됐으니 언론과 좋게 지내야 하지 않느냐”는 온건론과 “잘못된 보도에 대해 당당히 맞서는 것은 노 후보의 생명력이므로 언론과 타협할 필요가 없다”는 강경론이 엇갈렸다는 후문이다.

일부 의원들은 자연스레 언론사를 방문하는 형식으로 관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고 권유하기도 했다는 것. 그러나 노 후보 자신은 “내가 특정 언론사와 이런 관계가 형성된 데는 나름의 역사가 있다”며 이 같은 권유를 뿌리친 것으로 알려졌다.

모임에 배석한 유종필(柳鍾珌) 후보 공보특보는 “특정 언론사 이름은 구체적으로 거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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