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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5월 6일 17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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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전무는 6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유 회장의 얘기를 잘못 듣고 기자들의 전화 취재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실언(失言)을 했다”며 “이 여사나 청와대는 유 회장과 홍걸씨의 만남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는 유 전무 자신이 5일 일부 언론에 “(유 회장과 홍걸씨의 만남은) 이 여사가 유 회장에게 홍걸씨를 한 번 만나 사업상의 조언을 해 줄 것을 요청해 이뤄졌다”고 말한 것을 뒤집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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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유 전무는 “다만 유 회장이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崔圭善)씨의 요청으로 홍걸씨와 서울 성북구 성북동의 포스코 영빈관 ‘영광원’에서 저녁식사를 한 것은 사실이다”고 밝혔다.
유 회장과 홍걸씨의 저녁식사 자리에 동석했던 조용경(趙庸耿) 포스코건설 부사장도 회견에서 “당시 홍걸씨가 최씨를 통해 제철소 견학을 요청해 왔으나 날씨가 나빠 예정일에 견학이 이뤄지지 못했는데 이를 계기로 최씨가 저녁식사모임을 제의해 와 만남이 이뤄졌을 뿐 이 여사의 요청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혹시 홍걸씨나 최씨가 이 여사의 이름을 팔았을 수는 있으나 이 여사는 그런 전화를 하는 분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한나라당 배용수(裵庸壽) 부대변인은 “유 전무가 하루 만에 발언을 번복한 것은 외부 압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특히 자기 회사 회장과 관련된 사실을 부정확하게 언론에 말할 리가 있느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또 “유 회장도 이미 검찰에서 이 여사의 주선 사실을 진술한 것으로 안다”며 “검찰은 유 회장의 진술 내용을 소상히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여사는 이날 오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대신해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아동특별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한편 홍걸씨는 2000년 7월 유 회장을 만났을 때 청와대에서 증정용으로 쓰이는 도자기를 유 회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당시 만남에 참석했던 조용경 부사장에게 확인한 결과 홍걸씨가 인사의 선물로 유 회장에게 청와대에서 증정용 등으로 쓰이는 도자기를 선물했다”고 전했다. 또 청와대 관계자도 “그 도자기는 홍걸씨가 유 회장을 만날 때 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포스코 측은 그러나 일부 언론이 박태준 전 국무총리의 딸이 유 회장 부인으로부터 들은 내용이라며 보도한 “유 회장이 홍걸씨를 만나준 데 대한 답례로 이희호 여사로부터 도자기를 선물받았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