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통일 "北핵무기 체제방어용"

  • 입력 2002년 2월 3일 18시 37분


정세현(丁世鉉) 통일부장관이 3일 KBS 1TV '심야토론'에서 한 발언이 정치권의 논란을 빚고 있다.

정 장관은 이날 한 토론자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는 대남용 이라고 지적한데 대해 "한반도 전체가 매우 작은 땅인데, 여기에 핵무기 세균전을 한다면 남쪽에만 퍼지는 것이 아니라 북쪽으로서도 일종의 자살행위"라고 반박했다.

이에 한나라당 유흥수(柳興洙) 남북관계특위 위원장은 "대북정책 책임자의 안이하고 낙관적인 판단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해명을 요구했다.

같은 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정 장관은) 이 생각이 현 정권의 일반적인 판단인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생각인지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고, 김용갑(金容甲)의원은 "망언을 한 정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겠다"고 가세했다.

자민련 정진석(鄭鎭碩)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국민의 정신적 무장해제를 유도하는 정 장관의 발언은 한반도 안보현실을 망각한 망언"이라며 "정 장관의 사과를 요구한 뒤 정부는 북한 눈치보기 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북한의 인식전환을 유도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한나라당의 이같은 정치적 공세는 대북문제에 대해 이렇다할 정책도, 대안도 없는 자신들의 실태를 덮으면서 오직 국민 일각의 감성만 자극해 그것을 자산으로 정치를 하려는 시대착오적이고 천박한 방식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통일부는 "토론자가 마치 북한이 남쪽에 있는 4600만 동포를 겨냥해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고 있는 것처럼 단언해, 정 장관이 '논리적 비약'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생겼다"고 해명했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