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美, 대북대화 적극 나서야"

  • 입력 2001년 7월 27일 18시 22분


金대통령이 27일 콜린 파월 美장관을 접견하고 있다
金대통령이 27일 콜린 파월 美장관을 접견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은 27일 ‘조건 없는 북-미대화의 재개’가 조속히 실현되는 것이 남북 및 북-미관계와 한반도의 평화·안정을 위해 매우 바람직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그러나 양국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방법론에서는 입장차이를 보였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청와대를 예방한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에게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권유한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미국이 자신감을 갖고 어려운 북한을 지원해 주고, 국제사회에서도 북한에 도움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병행발전은 한반도 평화뿐만 아니라 미국의 이익에도 부합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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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장관은 “미국은 대북정책 검토결과를 발표한 이후 북한과 3차례 비공식 접촉을 가졌으며, 언제 어디서든 대화하자고 제안했다”며 “미국은 적을 원하지도, 필요로 하지도, 찾지도 않고 있음을 북한에 전했으며 2차 남북정상회담이 재개되기를 기대한다는 사실도 전했다”고 답했다.

이에 앞서 한승수(韓昇洙)외교통상부장관은 정부중앙청사에서 파월장관과 회담을 갖고 북-미대화 조기 재개를 위해 미국이 노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파월 장관은 “미국은 대북정책에 대한 검토를 끝내고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으며 (북한이 응하면) 아무런 조건없이 대화를 시작할 방침”이라고 말해 북-미대화의 조기재개 여부는 북측 태도에 달려 있음을 분명히 했다.

양국은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북-미대화 재개 시기도 김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끝나는 8월 중순이후에나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월장관은 대북 식량지원 문제와 관련해 “북-미대화 재개여부와 관계없이 인도적 차원에서 식량지원은 계속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파월장관에게 최근 미 국무부가 발표한 인신매매 보고서가 한국을 3등급으로 분류한데 대해 조속한 수정을 촉구했고 미측은 “양국간 협의를 통해 한국 정부의 인신매매 근절노력이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미측은 수입자동차에 대한 국내 시장장벽 완화 등 통상문제를 제기했고 한국측은 철강에 대한 미측의 긴급 수입제한조치 발동에 신중을 기해 줄 것을 요구했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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