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외무회담]"대북 관계개선 한국이 중심"

  • 입력 2000년 10월 25일 19시 06분


25일 한국 미국 일본 3국 외무장관의 회동은 최근 남북 및 북―미관계의 전환 등 대북상황을 종합평가하고 3국 공조의 틀을 재정비하는 자리였다. 정부는 특히 한―미―일의 경쟁적인 대북관계 개선 움직임이 남북관계 개선에 큰 도움이 안된다는 인식하에 남북, 북―미, 북―일관계가 상호보완적으로 발전해야 하지만 그 중심은 남북관계임을 재차 강조했다.

이정빈(李廷彬)외교통상부장관은 “3국은 남북간 화해협력 및 긴장완화가 한반도와 동북아지역의 안정과 평화를 증진시키고 범세계적 비확산 노력을 강화하는 데 있어 핵심이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도 “빌 클린턴 대통령에게 방북결과를 보고하기도 전에 오늘 회의에 참석했다”며 3국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3국은 올브라이트장관의 방북성과가 앞으로 남북관계의 확대발전과 북―일관계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대북문제의 완전한 해결에는 앞으로도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올브라이트장관은 방북기간 중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의 당사자는 남북이 돼야 한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북측에 전달했지만 북측은 이에 대한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은 “남북간의 교류와 협력은 계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고 올브라이트장관이 전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교류협력 문제만 남한과 논의하고 정치안보 대화는 미국과 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3국 공조가 더욱 강화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브라이트장관 방북의 가장 큰 성과인 미사일문제의 진전은 다음주 열릴 북―미간 전문가회의에서 보다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정부당국자는 “북―미 전문가회의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중단 등에 대한 ‘대가’ 문제가 거론될 것이며 그 결과에 따라 클린턴대통령의 방북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고노 요헤이(河野洋平)일본 외상은 30, 31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북―일 수교협상과 관련해 “올브라이트장관의 설명을 충분히 들었다”고 말해 양측간 협상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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