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외무장관회담]對北공조 틀다지기

  • 입력 2000년 10월 24일 19시 02분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에 이어 빌 클린턴 대통령의 평양 방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 미국 일본 외무장관이 25일 서울에서 향후 대북 정책을 조율할 예정이어서 회동 결과가 주목된다.

올브라이트장관의 방북 직후 열리는 이번 외무장관회의는 한국측 요청에 따른 것으로, 통상 3국 대북정책조정회의에는 차관보급이 참석해 왔다. 이는 올브라이트장관의 방북이 앞으로 북―미관계는 물론 남북관계와 북―일관계에 미칠 영향이 심대함을 반영한 것. 그런만큼 지금까지 숨가쁘게 진행돼 온 한반도 정세 변화를 토대로 3국 외교 수뇌들이 3각 공조의 틀과 전략을 재정비할 필요성이 있다는 뜻이다.

특히 올브라이트장관의 방북에서 북―미관계 개선과 관련한 획기적 조치들이 발표된다면 이는 남북 및 북―일관계에 연쇄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 틀림없다. 대북정책에 있어 새로 보조를 맞추지 않으면 전통적인 한―미―일 공조가 어긋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우선 북한은 올브라이트장관의 방북을 통해 미국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핵과 미사일 문제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성의’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북한이 일본 요도호 납치범을 추방하는 방식으로 ‘테러 문제’도 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럴 경우 대북수교 협상을 벌이고 있는 일본측에 곧바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당장 30, 31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릴 제11차 북―일 국교정상화 회담에 임할 일본측 고민이 상당 부분 해소되게 된다. 북―일관계도 급류를 탈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또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고깔이 벗겨져 국제금융기구의 대북 차관 제공이 가능해지면 남북경협도 탄력이 붙게 된다.

정부는 이번 회의에서 한반도문제 해결의 주역이 남북한이라는 점을 재확인하는 한편 현재 답보 상태인 남북관계를 진전시키는 것이 북―미, 북―일관계의 지속적인 개선에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이 정권 말기 ‘업적쌓기’ 차원에서 대북관계에서 무리한 속도를 낼 경우 남북관계의 ‘호흡 조절 기간’이 불필요하게 길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한반도 냉전 구조 해체를 위한 정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대체 문제, 이를 위한 남―북―미―중의 4자회담 개최 문제 등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한국 미국 일본의 대북정책과 입장 차이
대북 관련 사항한국미국일본
핵 미사일 위협한반도정세 위협비확산정책에 대한 도전직접적인 위협 간주
테러문제아웅산 및 KAL기 폭파 사건 남북간 자체 해결경제제재는 대북 협상 카드일본 요도호 여객기 납치범 처리 요구
주요 관심사△이산가족문제 등 인도적 과제 해결
△안보대화를 통한 남북평화협정 체결 추진 등
△북의 핵 미사일 위협 제거
△한반도 영향력 유지(주한미군 역할변화 등)
△미사일 위협 제거
△납치(행방불명)사건 해결
북한과의 대화 채널△장관급 회담
△국방장관회담
△적십자회담 등
△핵 미사일 테러 회담
△특사 파견 등
△수교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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