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총리 訪러 성과]서울-상트페테르부르크 직항로 개설

  • 입력 2000년 10월 12일 18시 57분


한국과 러시아는 이르쿠츠크가스전 공동개발사업과 관련, 주요 가스수송로의 하나로 북한을 통과하는 육상파이프라인을 가설하는 방안의 타당성을 검토키로 했다.

러시아를 공식 방문중인 이한동(李漢東)국무총리는 12일 오전(현지시간) 모스크바 시내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양국은 몽골과 중국을 거치는 서해 해저파이프라인을 가설하는 방안 외에도 중국에서 북한을 통과하는 육상파이프라인 가설의 타당성도 함께 검토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총리는 11일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야코프 시장과 면담, 서울∼상트페테르부르크 직항로 개설과 한국무역센터 설립 등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한―러 수교 10년 만에 처음 이뤄진 이총리의 이번 방문은 ‘국가원수급 의전에 실무형 회담’이란 특징 속에 진행됐다.

러시아는 의전과 경호에서만큼은 이총리를 국가원수에 준해 예우했다. 한―러 총리회담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의 제의로 이뤄진데다 러시아로서는 경제재건을 위해 한국이 필요한 존재라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반면 회담 자체는 ‘지나치게 실무적인 회담’으로 진행됐다. 양국간에 급박한 현안은 없었지만 배석한 양국 장관들까지 발언해가며 양국관계 전반을 샅샅이 훑었다.

구체적인 성과도 일부 있었다. 2002년부터 오호츠크해 수역에서 명태조업을 금지하려던 러시아로부터 한국에 대해서는 중장기적으로 어획쿼터를 배정하고 현쿼터를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다음달부터 나홋카공단 조성에 들어가고 내년부터 이르쿠츠크가스전 개발을 위한 공동조사를 실시키로 했다.

기대에 못 미친 부분도 있었다. 정부는 푸틴 대통령의 방한날짜 확정을 자신했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러시아측도 요구를 많이 내놓았지만 합의에 이른 것은 거의 없었다. △러시아제 잠수함으로 경협차관 상환 △경원선 복원 및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의 연결 △김책제철소 등 북한 생산시설을 매개로 한 남북한과 러시아의 3각 협력사업 등에 대해 한국측은 “검토중” “검토예정”이라는 ‘외교적 답변’만을 했다.

<모스크바〓문철기자> 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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