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상봉 화제]"나도 가고 싶지만 양보하겠습니다"

  • 입력 2000년 8월 9일 23시 22분


노모의 사망사실이 밝혀짐으로써 이산가족교환방문단 인선기준에서 후순위로 밀린 장이윤(張二允·71)씨가 예비후보 1순위인 우원형(禹元亨·65)씨의 양보로 평양길에 오르게 됐다.

장씨는 직계가족인 모친과 조카 때문에 방북 1순위에 올랐지만 모친의 사망으로 ‘3촌 이상 친척은 3순위’라는 대한적십자사 인선기준에 따라 후순위로 밀릴 처지가 됐다.

자연히 북에 누이 옥희씨(64)와 동생 인형씨(61)를 둔 우씨가 방문대상자가 된 것.

그러나 우씨는 장씨의 딱한 사연을 한적 관계자로부터 전해들은 뒤 기꺼이 비행기 좌석을 양보했다.

우씨는 “동생들을 만나러 하루라도 빨리 북에 가고 싶지만, 그 분은 살아 있는 줄 알았던 노모가 숨졌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상처가 크겠느냐”며 “포기하는 게 도리인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도 개풍 출신으로 개성상업중 4학년 당시 1·4 후퇴로 홀로 월남한 우씨는 “대한적십자사가 이산가족상봉면회소가 설치되면 1순위로 보내주겠다고 했으니 그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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