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규장관 "이산가족 재결합"발언 파문

  • 입력 2000년 7월 5일 00시 15분


박재규(朴在圭)통일부장관이 4일 “이산가족의 자유의사에 따라 남북한 가족이 원하는 지역을 선택해 재결합하기로 정상회담에서 논의됐다”고 언급해 파문이 일고 있다.

남북관계의 진전속도에 비춰볼 때 박장관의 이같은 언급이 너무 앞서나가는 것일 뿐만 아니라 자칫하면 모처럼 싹튼 협상분위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국민으로 하여금 지나친 기대감을 갖도록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장관은 “면회소가 설치돼 이산가족 교류가 활발해지면 10년이나 20년쯤 후에는 상호 자유의사에 따라 정착이 가능할 것이라는 뜻”이라고 해명했지만 대북문제 주무장관으로서 경솔했다는 비판을 면키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박장관의 ‘앞서 나간’ 발언과는 별개로 정부와 대한적십자사는 이날 박기륜(朴基崙)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2차 인선위원회를 열어 8월15∼18일 평양을 방문할 우리측 대상자 인선기준을 확정함으로써 이산가족문제 해결을 위한 ‘첫걸음’을 뗐다.

한적은 △연령 △가족관계 △과거신청 여부 등을 인선기준으로 하고, 방문대상자 100명을 최종 선정하기 위해 400명을 우선적으로 추첨키로 했다.

선발방식은 기준별로 가중치를 부여해 후보인원을 선정하는 다소 복잡한 방식이 적용된다. 가중치는 나이가 많을수록, 촌수가 가까울수록, 과거 신청횟수가 많을수록 높아진다.

연령별 가중치는 △80세 이상 6점 △70∼79세 5점 △60∼69세 2점 △59세이하 1점이고 가족관계별 가중치는 △부부 부모 자식은 6점 △누나 오빠 동생은 3점 △3촌 이상은 1점. 과거 신청횟수별 가중치로는 과거 신청자료에 대해서는 3점을 주고, 6월15일 정상회담 공동선언 발표 이후 6월28일까지 접수된 경우는 2점이 주어진다.

따라서 80세 이상이고 부부나 부모관계, 과거에 신청했을 경우 이산가족 방문단 후보자에 선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한적은 이같은 기준을 전산입력한 뒤 컴퓨터 추첨을 통해 뽑은 400명에 대해 신원조회와 실사과정을 거쳐 북측과 교환할 200명의 명단을 선정한다. 이 과정에서 국공립병원과 적십자병원의 신체검사결과 거동불편과 중병 등으로 인해 여행 부적격자로 판단될 경우 명단에서 제외된다.

한편 대한적십자사는 5일 오후3시 서울 중구 남산동 본사에서 이산가족 북한 방문신청자 7만5900명 가운데 400명을 컴퓨터로 추첨한 뒤 6일부터 신원조회를 거쳐 적격자에 대해 국공립 및 대학병원, 적십자병원에서 신체검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이산가족 교환방문 신청현황 및 예상 방문인원
연령신청건수신청비율(%)가중치예상인원
400명기준시100명환산
80세이상1만510620612231
70~79세3만172642521253
60~69세2만2322725413
59세이하8836111123
7만5900100-40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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