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정부산하기관 '낙하산인사' 비난

  • 입력 2000년 7월 2일 19시 20분


“정부산하기관이 퇴출 정치인들의 ‘쉼터’인가.”

한나라당이 2일 최근 잇따르는 정치권출신 인사들의 정부산하기관 진출을 ‘낙하산 인사’라고 규정하면서 정부와 여당을 공격하고 나섰다.

장광근(張光根)수석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낙하산 인사’에 대한 국민과 언론의 거센 비판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아직도 ‘공수(空輸)작전’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러고도 정부가 공공부문 개혁을 외칠 자격이 있느냐”고 비난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4·13 총선을 전후해 민주당의 낙천, 낙선인사들이 대거 정부직이나 산하기관에 진출한 데 이어 지난달 말 다시 여당인사들의 정부산하기관 진출이 재현되자 “너무 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다.

특히 이들 인사의 대부분이 호남 출신으로 이같은 ‘낙하산 인사’는 지역감정을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국가경쟁력 확보에 장애가 된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주장이다.

총선을 앞두고 자진해서 공천신청을 철회한 채영석(蔡映錫)전의원의 경우 지난달 30일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이사장에 임명됐다. 같은 날짜에 박태영(朴泰榮)전산업자원부장관은 의료보험 통합으로 새로 출범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신임이사장으로 임명됐다.

이에 앞서 주미대사로 임명된 양성철(梁性喆)전의원과 한국관광공사사장으로 나간 조홍규(趙洪奎)전의원 등 총선을 전후해 정부산하기관에 자리를 만들어 나간 인사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10명을 훨씬 넘는다.

한나라당 통계에 따르면 2월 기준으로 85개 주요 정부산하단체 임원급 중 30여개 자리가 여권이나 친여권인사로 충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은 이에 따라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을 정부 주요 산하기관 및 투자기관의 장으로까지 확대해 ‘낙하산 인사’를 원천적으로 봉쇄할 방침이다.

이같은 한나라당의 비판에 대해 여권의 한 관계자는 “총선 당시 불출마를 선언하는 등 어려운 결심을 했거나 당에서 오랫동안 고생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공종식기자>k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