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건설 로비파문]대상의원 3色 반응

  • 입력 2000년 6월 5일 19시 25분


동아건설 고병우(高炳佑)회장이 4·13 총선 당시 정치권에 로비성 자금을 뿌렸다는 동아일보 보도(5일)와 관련해 로비대상이었던 여야 의원 45명의 반응은 ‘받긴 받았다’ ‘잘 모르겠다’ ‘받은 적이 없다’로 엇갈렸다.

정치자금 수수를 부인했던 한나라당 H의원은 5일 “다시 확인해보니 4월7일 300만원이 통장에 입금돼 있었다”고 시인했다. 역시 수수사실을 부인했던 같은 당 K의원은 동료의원으로부터 “동아일보에서 전화가 와서 후원금 받은 사실을 밝혔다”는 말을 전해들은 뒤 “나도 500만원 받았는데…”라고 뒤늦게 시인.

민주당 K의원은 “4월10일경 지구당에 500만원을 놓고 가 바로 후원금으로 처리했다”고 했고, P의원은 “500만원이 입금돼 있었지만 어떻게 들어온 것인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기억이 안난다”는 의원도 상당수였다. 한나라당 Y의원은 “명단을 확인해 봐야겠다”고 말했고, 이번에 낙선한 S전의원은 “선거땐 100만∼200만원씩 들고 인사 오는 사람이 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민주당 P의원은 “고회장을 잘 알지만 이번 선거에서 돈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완강히 부인했고, 자민련 L의원도 “그런 사실이 없다”고 펄쩍 뛰었다.

다른 의원들은 “동아일보가 해당 정치인들의 명단을 공개하느냐” “우리 당은 누구냐”며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정치권은 사건의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동아일보가 물증을 넘겨주면 검찰이 수사에 착수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로비 리스트가 나온 시점에 주목한다”고 말해 이번 사건의 정치적 이용가능성을 경계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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