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특혜설' 조풍언씨 문답]"김우중前회장이 매입 권유"

  • 입력 2000년 3월 2일 00시 45분


한나라당 홍사덕(洪思德)선대위원장의 ‘아도니스 골프장 특혜 매각설’ 폭로로 여야 공방의 초점이 된 재미 사업가 조풍언씨는 1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선거도 좋지만 어떻게 이런 터무니없는 일이 있을 수 있는지 이해가 안된다”며 홍위원장의 주장을 일축했다. 다음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조씨와의 통화내용.

-사실무근으로 드러났지만 한나라당 이신범(李信範)의원의 김홍걸(金弘傑)씨 호화주택 거주설 폭로 때에 이어 또 다시 거명됐는데….

“나는 미국 시민권자이긴 하지만 이신범의원 허위 폭로 때만 해도 모국의 의원이라는 점을 생각해 아무 말을 하지 않았으나 이번엔 참을 수 없다. 홍사덕의원에 대해 미국과 한국 법정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것이다. 고소를 위해 조만간 한국에 갈 것이다. 이미 변호사와도 상의했다.”

-아도니스 골프장을 매입했나.

“계약서를 만들어 사인하려고 보니 골프장이 대우가 아니라 김우중(金宇中)회장 부인 정희자씨가 대주주였다. 그런데 정씨가 한사코 팔기를 거부해 거래 자체가 무산됐다.”

-홍위원장은 매물정보를 얻은 경로와 매입 권유자 등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하는데….

“김우중 회장과는 40년 가까이 호형호제하는 사이다. 김회장과 대우구조조정본부장, 그밖에 여러 지인들로부터 권유받았다. 지난해 6,7월은 대우 경영사정이 어려워 한 푼의 달러도 아쉬운 판이었다. 또 대우는 국내 언론으로부터 ‘말로만 구조조정한다’고 얻어맞던 때였다. 당시 대우 물건은 모두 헐값으로만 사려고 하는 상황이라 제값을 줄 원매자를 찾다보니 내게까지 온 것 같다. 노후에 한국에 들어가 할 일도 없어 소일거리로 사둘까 했었다.”

-사인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계약금을 줬나.

“대우 측이 ‘매각사실이 신문에 나는 게 중요하다’며 빨리 계약하자고 서둘러 먼저 40억원 정도를 달러로 송금해줬다가 나중에 되돌려 받았다. 대우는 팔았다는 전시효과가 필요했던 모양이다.”

-114억원에 매매키로 합의했었나.

“구조조정본부 측에서 처음엔 150억원을 제시하더라. 그러나 내가 깎자고 해 114억원에 구두합의가 됐었다. 내가 주식의 51%를 사는 조건이었다. 그 골프장은 정희자씨 외에도 여러 사람의 주주가 있더라.”

-홍사덕의원은 골프장 시가가 1500억원이라고 했는데….

“어느 나라든 골프장은 자기돈으로 하지 않는다. 회원권으로 건설하는 것이다. 1500억원짜리 골프장은 없다. 당시 아도니스 골프장은 수익도 없었다.”

<송인수기자> 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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