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자민련 강한 야당돼야"…이한동총재에 주문

  • 입력 2000년 2월 21일 23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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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낙천 중진들이 일으키는 신당창당 바람 속에 장고(長考)를 계속 중인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의중에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전대통령은 21일 신임 인사차 상도동을 방문한 자민련 이한동(李漢東)총재에게 “우리 국민은 예스냐 노냐를 분명히 하는 것을 좋아하지 중도는 싫어한다”며 “이젠 여와 야를 분명히 택해야 할 때이며 자민련은 강력한 야당이 돼야 한다”고 주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겨냥해 ‘독재자’ ‘거짓말쟁이’라고 거듭 독설을 퍼부은 YS는 특히 “김대중씨는 절대 내각제를 안할 것이며 자민련이 사는 길은 야당다운 야당을 하는 길 뿐”이라고 충고했다는 것.

○…YS는 그러나 한나라당 공천 사태에 대해선 측근들에게 ‘함구령’을 내리는 등 철저히 입을 다물고 있는 상태. 이날 아침 YS의 서울 상도동 자택을 방문한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의원도 “공천파문 등에 대해 여러 말씀을 드렸지만 김전대통령은 듣기만 할 뿐 아무 말도 없었다”고 언급.

그러나 상도동 주변 기류로 볼 때 YS는 내심 최근의 신당 창당 분위기에 고무된 기색이 역력한 느낌. 그러나 YS 측근들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독선적 공천행태를 비난하며 아직은 이렇다 할 의사표명없이 신당창당으로 요동치는 정국을 예의주시하는 모습.

이와 관련, 최근 상도동을 방문한 한 민주계 중진은 “김전대통령이 20일 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원내총무로부터 공천에 대해 1시간 남짓 얘기를 들으며 질책한 것으로 안다”면서 “21일 아침에는 신당창당 작업 중인 한 중진의원에게 ‘잘 하라’고 격려 전화를 했다”고 전언.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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