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개정 협상]의원들 "옆선거구는?" 공천신경전 치열

  • 입력 1999년 12월 7일 19시 48분


선거법개정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일부 선거구들의 경우 통폐합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 선거구가 인접한 의원들간에 날카로운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선거구가 줄어들 경우 공천 경쟁은 그만큼 치열할 수밖에 없어 일부 인접 선거구에선 잠재적인 경쟁자들끼리 상호 비방도 무성하게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여권▼

전남의 국민회의 의원들 간에 충돌이 잦다.

목포신안갑을(인구 30만1000명)에선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사무총장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장남인 김홍일(金弘一)의원간의 입장 조정이 관심사.

김의원은 “당당하게 경쟁하겠다”며 지역구 관리에 열중하고 있는 반면, 한총장은 경쟁이 부담스러운 듯, “운이 되면 하는 것 아니냐”며 짐짓 소극적인 태도.

이 때문에 한총장은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서울 양천을 등 수도권으로 옮기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돈다.

그러나 당내에선 이 지역 인근 무안(인구 7만1300명)이 인구 과소로 폐지대상이란 점을 들어 신안(인구 5만5100명)과 무안을 합쳐 새 선거구를 만들고 한총장이 맡는 방안이 오히려 유력한 상황. 이에 대해 무안의 배종무(裵鍾茂)의원측은 “무안의 경우 함평과 합치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며 은근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여천시군과 통합된 여수(인구 32만8000명)의 경우, 김충조(金忠兆·여수) 김성곤(金星坤·여천)의원측은 일단 “도농통합 특례를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나 통합될 경우에 대비해 상대지역을 넘나드는 경우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는 것.

순천(인구 26만7000명)에선 김경재(金景梓)의원측이 조순승(趙淳昇)의원에 대해 ‘연고논쟁’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한나라당▼

안동은 국민회의 권정달(權正達·안동을)의원과 한나라당 권오을(權五乙·안동갑)의원이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될 전망이고 강원 춘천에서는 한나라당 한승수(韓昇洙·춘천갑)의원과 유종수(柳鍾洙·춘천을)의원의 공천 경합이 이미 뜨겁다.

부산은 △동래갑(박관용·朴寬用의원) 동래을(이기택·李基澤위원장) △남갑(이상희·李祥羲의원) 남을(김무성·金武星의원) △금정갑(김진재·金鎭載의원) 금정을(김도언·金道彦의원) △사상갑(권철현·權哲賢의원) 사상을(신상우·辛相佑의원) 등 4곳의 선거구 통합이 유력시되고 있어 신경전이 치열한 상태.

이런 가운데 일부 의원들은 “중진들은 전국구로 가고 초재선이 지역구를 맡아야 한다”는 ‘역할론’을 흘리는가 하면, 이를 놓고 상호 비방이 그치지 않고 있다.

지역구 폐지가 확실시되고 있는 경남 창녕(한나라당 노기태·盧基太의원)이 어느 지역에 합쳐질지도 관심사다.

당내 일각에서 창녕이 의령―함안(한나라당 윤한도·尹漢道의원)에 합쳐질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자 윤의원측은 “창녕은 지난 9∼12대까지 지리적으로 가까운 밀양과 선거구가 합쳐져 있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윤승모·정연욱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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