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주한 3黨/자민련]『우리 黨은 뭐하나』

  • 입력 1999년 9월 8일 23시 12분


자민련이 연내 내각제개헌유보로 흐트러진 당의 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해 8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소속의원 세미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의원들은 일제히 불투명한 당의 장래를 우려하면서 당의 정체성 확립과 당내 민주화를 촉구했다.

◇“다른黨은 변신 바쁜데”

○…김현욱(金顯煜)사무총장과 이긍규(李肯珪)원내총무 등 고위당직자들은 “보수세력을 결집해 내년 총선에서 압승을 거둘 수 있도록 매진하자”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그러나 자유토론이 시작되자 의원들은 이에 아랑곳없이 “당이 존재의 위기에 처했다”고 한 목소리로 개탄했다.

어준선(魚浚善)의원은 “국민회의는 신당창당, 한나라당은 제2창당을 한다고 분주한데 지지율이 0%에 가까운 자민련만 조용하다”고 지적했다. 김동주(金東周)의원은 “현상태에서 우리 당의 경상도 의원들 모두가 내년 총선에서 당선될 희망이 있느냐”고 물었다.

○…지도부에 의해 일방적으로 당론이 결정된다는 불만도 쏟아졌다.

정우택(鄭宇澤)의원은 “1인 보스 중심의 의사결정이 문제”라며 “연내 내각제 개헌유보도 결국 의원들과의 상의 없이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에 의해 결정된 것 아니냐”고 따졌다. 조영재(趙永載)의원은 “의원총회에서 소선거구제로 당론을 정했는데 수뇌부 회의에서 중대선거구제로 뒤집어졌다”고 항의했다.

반면 지대섭(池大燮)의원은 “소선구제로 선거를 치르면 충청권 이외의 지역에서 우리당 간판으로 몇명이나 당선되겠느냐”며 정반대 주장을 폈다.

김일주(金日柱)의원은 “과거 몇몇 정치지도자가 사심(私心)으로 합당을 했다가 어떤 결과를 낳았느냐”면서 국민회의와의 합당 가능성을 경계했다.

◇지도부에 불만 쏟아져

○…의원들의 발언이 끝난 뒤 박태준(朴泰俊)총재는 “지난 1년은 엄청난 시련의 시기였다”면서 “그러나 계절이 바뀌듯 우리당도 활력을 되살리는 희망을 버리면 안된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당이 이 모양이 됐다고 한탄하는 말씀에 동의하고 그 책임이 나에게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보수에 뿌리를 두고 합리와 개혁을 두 바퀴로 삼아 새롭게 출발하자”고 격려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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