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발언 청와대반응]金대통령 참을까…「兩金大戰」?

  • 입력 1999년 4월 7일 20시 43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향한 김영삼(金泳三·YS)전대통령의 독설 파문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 같다. YS가 6일에 이어 7일에도 김대통령을 ‘독재자’로 몰아붙이면서 공세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권은 YS의 통영발언에 대해 철저히 ‘깔아뭉개기’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YS가 현 정권과의 한판 승부를 벌이겠다고 작심하고 나선 이상 언제까지 그런 자세를 고수할 수 있을는지는 미지수다.

여권 관계자들은 7일 “YS의 발언은 정신나간 사람의 넋두리에 불과하다”면서 정면대응하지 않겠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한나라당측 인사들은 이같은 반응을 ‘일시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민주계의 한 중진의원은 “YS가 계속 공격하면 김대통령이 결국 민주계를 말살하려 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대통령이 인내의 한계를 넘어서면 YS와의 전면전에 돌입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민심의 향배도 중요한 변수다. 우선 여권부터 민심의 흐름을 살펴가며 대응수위를 조절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YS가 본거지로 생각하는 부산 경남에서 YS 발언에 대해 어떤 반응이 나오느냐에 따라 여권의 대응은 물론 YS의 행보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YS의 통영발언에 대한 부산 경남지역 민심의 향배는 아직 어느 한 쪽으로 분명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게 현지 인사들의 전언이다. YS의 통영발언 직후 현지에선 “할 말을 했다”는 시각과 “전직대통령으로서의 품위를 잃은 발언”이라는 반응이 혼재돼 나오고 있다는 것.

향후 파장에 대해서도 전망이 엇갈린다. 경남출신 한 의원은 “밑바닥 민심은 ‘반DJ’ 정서가 강하기 때문에 YS가 불을 붙이면 상당한 폭발력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으나 부산출신의 다른 의원은 “YS의 발언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폄훼했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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