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사무처 「뒤숭숭」…개혁촉구 진정서 파문여파

  • 입력 1998년 7월 30일 19시 38분


국회가 15대 후반기 원구성문제로 2개월 가까이 ‘개점휴업’상태에 빠져있는 동안 국회의 입법지원역할을 하고 있는 국회사무처는 뒤숭숭한 분위기에 휩싸여있다.

사건의 발단은 이달 초 사무처의 한 직원이 가명으로 한 일간신문에 사무처의 개혁을 촉구하는 글을 투고한데 이어 청와대와 여당에까지 비슷한 내용의 진정서가 접수된데서 비롯됐다.

사무처에서는 이를 쉬쉬하고 있었으나 이달 중순 윤영탁(尹永卓)국회사무총장이 갑자기 전직원 긴급조회를 소집, 격한 어조로 직원들을 나무라면서 사건은 표면화됐다. 또 진정서 사본을 입수, 출처를 확인한다는 소문까지 나돌면서 직원들 사이에는 깊은 불신감마저 생겨났다.

여기에다 최근 국민회의가 국회제도개혁방안을 마련하면서 사무처인력의 대폭감축을 골자로 한 구조조정방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무처는 또다시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다.

국회개혁차원에서 사무처에도 메스가 가해진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요즘 사무처에는 “손에 일이 잘 잡히지 않는다” “불가피한 일이지만 막상 이해당사자가 되고 보니 죽을 맛이다”라는 등의 푸념섞인 말들이 오가고 있다.

사무처의 한 간부는 “학연 지연에 따른 파벌대립이나 전문성 부족 등 사무처가 안고 있는 문제점이 한두가지가 아닌 것은 인정한다”며 “그러나 사무처를 국회개혁의 희생양쯤으로 여기고 있다면 문제”라고 불만을 털어 놓았다.

그는 “사회 전체가 구조조정의 고통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인력감축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막상 사무처 개혁의 핵심인 전문성 강화는 도외시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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