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총무경선 『불발』…한화갑총무 선출

  • 입력 1998년 6월 29일 19시 53분


국민회의는 29일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한화갑(韓和甲)현총무권한대행을 원내총무로 선출했다.

그러나 한총무대행과 함께 후보 등록을 했던 이윤수(李允洙)의원이 정견발표 도중 후보직을 사퇴,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이날 경선은 ‘동교동계’핵심인 한총무대행과 ‘특정세력의 독주’를 비판하며 동교동계에 반기를 든 이의원이 격돌, 비상한 관심을 모았었다. 먼저 정견발표를 한 한총무대행은 “30년 야당생활하면서 4개월 당직을 맡았는데 이런 말을 듣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등단한 이의원은 “이 당이 몇사람의 손에 좌지우지되는 것으로 보여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여러 선배의원들이 ‘출마를 재고하라’고 얘기했고 오늘 아침에도 14명의 의원들이 충고의 말씀이 있었다”며 돌연 사퇴를 선언했다.

순간 장내는 술렁거렸고 안동선(安東善)부총재는 “결혼식을 올리던 신부가 면사포 벗어던지고 ‘결혼 안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고성과 함께 퇴장했다.

‘한표를 받더라도 출마하겠다’던 이의원이 후보직을 사퇴한 것이나 ‘당내 민주주의’를 금과옥조처럼 되뇌던 당중진들이 이의원의 출마를 만류한 것은 우리 정당정치의 수준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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