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궐선거/여야4당 표정]

  • 입력 1998년 4월 2일 20시 02분


‘4·2’ 재 보궐선거가 치러진 2일 여야 4당은 ‘6·4’ 지방선거와 정계개편 등 향후 정국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칠 선거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 국민회의 ▼

대구 달성과 부산 서구 두 곳에 후보를 낸 국민회의는 두 지역의 전황(戰況)이 밝지 않은 탓인지 대체로 초연한 분위기였다. 조직국에서 현지 상황을 접수,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과 정균환(鄭均桓)사무총장에게 속속 보고했지만 당수뇌부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오전 한때 모여론조사기관에서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 대구 달성에서 국민회의 엄삼탁(嚴三鐸)후보가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후보를 근소한 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는 미확인 첩보가 전달되면서 당 수뇌부가 잠시 흥분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국민회의의 한 관계자는 “대구 달성에서 엄후보가 막판 이틀동안 ‘지역토박이론’을 내세워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기대감을 표시하면서도 “지역감정이 해소되기에는 아직 이른 것 아니냐”고 말했다.

▼ 자민련 ▼

서울 마포당사 지하에 마련한 임시상황실에서 박태준(朴泰俊)총재 박구일(朴九溢)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자들이 밤늦게까지 TV 개표방송을 지켜봤다. 자민련 후보가 출마한 경북 문경―예천과 의성의 개표상황이 전해질 때마다 당직자들의 환성과 탄식이 엇갈렸다.

당직자들은 문경―예천은 우세, 의성은 접전을 예상하면서도 “두 지역 모두 전반적으로 자민련후보의 지지도가 상승 추세”라며 선거결과를 밝게 전망했다. 박총장은 “경북의 두 곳에서 우리당이 모두 이길 경우 입당 희망 의원이 많아져 정계개편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총장은 이에 앞서 두 지역의 투표율을 수시로 보고받으면서 후보들에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라”고 당부했다.

문경―예천의 경우 투표율이 오전9시 한나라당 신영국(申榮國)후보 출신지인 문경은 13.2%인 반면 자민련 신국환(辛國煥)후보 출신지인 예천은 11.0%로 집계되자 황급히 예천지역의 투표 독려를 지시하기도 했다.

▼ 한나라당 ▼

당직자들은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들이 한나라당의 4개 지역 석권을 예견하고 있다면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는 표정이었다. 서청원(徐淸源)사무총장은 “가장 우려했던 경북 문경―예천지역도 여론조사 결과 박빙의 우세로 나타났다”며 “4개 지역 석권도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한동(李漢東)대표도 “그동안 우리가 선거운동하느라 얼마나 고생했느냐”며 “김대중(金大中)정부의 실정(失政)에 대한 국민의 판단이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 국민신당 ▼

이번 선거에 부산 서구와 경북 의성 등 두곳에만 후보를 낸 국민신당은 자체 분석결과 두곳 모두 당선이 여의치 않다고 판단하면서도 혹시나 ‘파란’이 일지 않을까 끝까지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한 당직자는 “투표율이 좀더 높았으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었는데…”라며 “국민신당 후보들이 선전했다는 평가는 충분히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철·윤영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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