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회동 스케치]金대통령 현관까지 나가 직접영접

  • 입력 1997년 12월 20일 20시 03분


20일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김대중(金大中)당선자간의 청와대 오찬회동은 화기애애한 가운데서도 서로 예의를 지키는 분위기속에 진행됐다. ○…김대통령은 이날 회동직전 본관 2층 집무실에서 걸어 내려와1층 로비에서 기다리다 김당선자가 현관을 들어서자 『다시한번 축하한다』고 말했고 김당선자는 밝은 얼굴로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했다. 김당선자는 앞서 여야영수회담 때는 본관현관 앞의 계단아래서 승용차에서 내려 의전수석과 정무수석의 영접을 받았으나 이날은 외국정상의 국빈방문 때와 같이 청와대경호팀의 경호아래 현관 앞에 내려 직접 김대통령의 영접을 받았다. 이날 두 사람은 2층 백악실에서 날씨를 화제로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 생선매운탕을 들며 배석자없이 오후 1시5분까지 65분 동안 회담을 가졌다. 회동 후 신우재(愼右宰)청와대대변인은 『국정전반에 관해 격의없이 협의했다』고 발표했다. 회담이 끝난 뒤 두 사람은 신대변인과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을 불러6개항의합의사항을 구술했는데 합의내용은 김당선자가『내가 정리해 말하겠다』며 불러주었다는 후문. ○…김당선자는 청와대 회동에 앞서 이날 오전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 李종찬부총재 유재건(柳在乾)비서실장 박지원(朴智元)특보 정동영(鄭東泳)대변인 설훈(薛勳)비서실차장 등을 일산 자택으로 불러 의제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당직자들은 『일단 김대통령의 생각을 들어보고 의견을 밝히는 게 좋겠다』고 진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청와대 회동에 앞서 청와대측과 김당선자측간에는 합의문에 대한 아무런 사전 협의가 없었으며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두 전직대통령의 사면문제에 대한 조율도 없었다는 후문. 정대변인은 전,노 사면문제에 대해 김당선자가 『지역갈등 계층갈등을 없애려면 국민통합이 필요하다. 전,노사면 얘기가 나오면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정리하고 회동에 임했다고 전했다. 한편 김당선자는 이날 회동을 마치고 여의도 당사로 오지 않고 인왕산길을 드라이브한 뒤 일산 자택으로 돌아갔다. 그동안 청와대 영수회동을 끝내면 당사로 돌아와 기자회견을 갖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이동관·정용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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