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 양심선언」 공방 가열…『매수공작』『사퇴하라』

  • 입력 1997년 12월 11일 19시 59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의 장남 정연(正淵)씨가 병역면제를 받기 위해 체중감량을 했다는 병무청 직원 이재왕(李載汪)씨의 폭로로 각 후보간 병역공방이 매수공작시비와 후보사퇴 공방으로 비화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11일 이씨에 대한 출국금지를 요청하는 한편 허위사실유포 등 혐의로 이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맹형규(孟亨奎)선대위대변인은 『이씨의 부인이 친구들에게 남편이 인터뷰를 하면 10억원을 받기로 돼 있으며 지중해로 여행을 갈 것이라고 자랑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특히 이씨가 모당 후원회로부터 거액을 받고 양심선언을 했다는 제보도 있다』고 국민회의의 매수공작설을 제기했다. 국민회의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정연씨 고의감량 주장의 진위를 가리기 위해 정연씨의 출국금지조치와 이재왕씨와의 대질을 요구하면서 매수설을 퍼뜨린 한나라당 관계자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정대변인은 『이재왕씨의 증언을 입증할 자료를 가지고 있다』며 『이회창후보는 지금까지 정연씨가 적법절차에 따라 병역을 면제받았고 고의감량은 없었다고 주장해왔으나 이는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고 비난했다. 국민신당 김충근(金忠根)대변인도 『정연씨는 목숨을 건 단식투쟁과 다름없는 살인적인 감량을 했다』며 『이후보는 모든 진실을 밝히고 국민에게 사죄한 뒤 대선후보 사퇴와 정계은퇴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병무청은 이날 이재왕씨를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공무원의 중립의무)과 국가공무원법(정치운동 금지) 위반혐의로 서울지검에 고발했다. 병무청은 이씨를 직위해제하고 수사기관이 이씨의 신병을 확보하는 대로 기자회견 경위 등을 조사, 징계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병무청은 이날 입장을 발표,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에 확인한 결과 정연씨는 90년 8월28일 출국해 90년 12월28일 귀국했으므로 이씨가 90년 10∼11월에 정연씨를 국내에서 만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반박했다. 〈황유성·윤영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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