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총재 『정계개편,與서 먼저 제의』 아리송한「해명」

  • 입력 1997년 9월 9일 20시 09분


김종필(金鍾泌)자민련 총재는 9일 의원세미나 퇴소식에서 지난주 「내각제 연내개헌 가능, 정계개편 협조용의」 발언이 나온 배경에 대해 다소 아리송한 설명을 했다. 김총재는 『내용은 공개하지 않겠지만 신한국당에서 어떤 얘기가 왔다. 그래서 기본적인 것을 다시 환기한 것이다. 아직 시간이 있으니 시간없다고 하지 말라고 촉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우리당이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것처럼 얘기들을 하는데 그것이 아니다. 얘기가 왔기에 우리의 기본원칙을 제시한 것일 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DJP단일화협상에 대해서는 『보통 어려운 게 아닌데 주위에서 함부로 얘기해서는 안된다. 협상대표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달라』고 주문했다. 이같은 김총재의 언급은 자신의 발언으로 빚어진 「소동」을 잠재우기 위한 해명의 성격이 강하다. 한 고위당직자는 『우리가 여권과 제휴를 모색하려는 것이 아니고 여권의 어설픈 제의에 대해 원론적 입장을 재천명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다만 「여당에서 어떤 얘기가 왔다」는 대목에 대해서는 의원들간에 해석이 분분했다. 일각에서는 즉각 『신한국당이 「우리쪽과 내각제를 같이 하자」는 구체적인 제안을 보내왔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당내 DJP단일화 반대론자들은 여권 인사들과 물밑접촉을 가졌고 이중 일부 얘기들이 김총재에게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는 여권의 한 「갈래」에서 나온 것이고 특히 여권핵심의 기류는 「아니올시다」라는 게 주요당직자들의 전언이다. 따라서 이날 김총재의 설명은 『깊숙한 교감도 없이 불쑥 말을 꺼내 결과적으로 「자충수」를 뒀다』는 당내 비판을 무마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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