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 두 전직 대통령 사면 문제로 곤욕을 치르면서 이회창(李會昌)신한국당대표의 대선전략이 바뀌었다.
사면 파동이 있기 전까지 이대표측 대선전략의 골간은 「선 지지율 반등(反騰), 후 여권 결속」이었다. 즉 이대표측은 경선 이후 일부 탈락주자들의 이탈 행보는 병역문제로 인한 지지율하락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지지율만 올리면 자연스럽게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전, 노씨 사면 문제로 궁지에 몰리면서 작위적인 지지율 반 등 전략이 어렵다고 판단한 듯하다. 그래서 「선 여권 결속, 후 지지율 반등」으로 선후를 바꿨다. 그리고 참모진 개편은 이같은 전략변화의 신호였다.
여권 결속과 관련한 이대표측 전략은 크게 두갈래다. 하나는 「이인제(李仁濟)경기지사 주저앉히기」고 다른 하나는 다른 경선탈락후보를 비롯한 여권내의 방관 세력 끌어안기다.
이중 이지사 대책은 유화책에서 강공으로 전환한 느낌이다. 이지사에게 줄 「당근」이 별로 없는 데다 유화책으로 나간다고 눌러 앉을 사람이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이대표는 최근 각종 중앙당 지구당 모임에서 『갈테면 가라』는 말을 되풀이한다. 당소속 강원도의원과 전북지역 기초의원들이 5일 「경선승복」을 주장하는 결의와 호소를 채택하고 나선데서도 엿볼 수 있듯 한편으로는 「이지사 포위작전」도 병행한다.
이지사 주저앉히기는 8일의 의원 및 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 판가름날 것 같다. 이대표는 연석회의가 끝나면 이지사와 직접 담판, 최종 마무리를 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이대표는 자택에서 당 중진의원들과 잇따라 모임을 갖는 등 당내 결집에도 열심이다. 이사철(李思哲)대변인은 5일 이례적으로 이한동(李漢東)고문의 귀국사실을 공식발표하고 강재섭(姜在涉)정치특보는 공항까지 마중을 나갔다.
이대표측은 당내 결집과 이지사 출마포기가 밀접한 함수관계에 놓여있다고 본다. 늦어도 이달말까지는 집안 문제들을 마무리짓고 10월부터 본격적인 지지율 반등 작업에 돌입한다는 게 이대표측 전략이다.
이대표 측근들은 『병역문제 등으로 형성된 「귀족」 이미지의 탈피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말한다. 이대표는 TV프로를 통해 음식점 종업원으로 일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대표측은 또 사교육비의 절감 및 대학입시 개선책 등 서너개의 정책 카드도 준비중이다. 아울러 다음달부터 자민련을 비롯한 야권 인사 영입작업도 가시화, 점차 지역기반을 넓혀나간다는 복안이다.
〈박제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