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당직자들은 「金泰政(김태정)검찰총장」을 상당히 의외로 받아들이고 있다.
鄭東泳(정동영)대변인은 崔永光(최영광)법무연수원장이 총장에 임명될 것으로 보고 논평까지 준비했었다. 『신한국당 李會昌(이회창)대표가 대선을 겨냥해 자기사람을 심었다』는 유(類)의 논평이었다. 최연수원장이 이대표와 같은 경기고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 검찰의 중립성에 의문을 제기한다는 것이었다. 정대변인은 그러나 7일 오전 김태정차관이 기용되자 논평을 내지 않았다. 김차관이 단순히 경기고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우선 검찰사상 최초로 호남출신 총장이 나왔다는 점에서 야당, 특히 국민회의는 「기분」이 그리 나쁘지 않은 것 같다. 한 당직자가 『이제 대통령만 되면 다 된다』는 소리를 무심코 내뱉은 데서도 그런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김차관을 선택한 것은 이회창대표에 대한 「견제」의 의미가 강하다는 게 국민회의나 자민련의 공통된 분석이다. 다시말해 김대통령의 「최소한도의 선거중립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는 것이다.
자민련의 安澤秀(안택수)대변인이 『업무처리에 책임감이 강하고 균형감각이 있는 인물』이라며 김차관을 「정치색이 옅은 총장」이라고 논평한 것도 그런 판단때문이다. 국민회의의 朴智元(박지원)총재특보도 김총장은 호남출신이 아니라 사실상 「부산출신」이라며 김차관의 출신시비를 감안한 「엄호사격」을 하면서도 『김차관이라면 「중립총장」의 위치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야권은 그러면서 「김대통령이 왜 검찰사상 처음으로 호남출신 총장을 선택했겠느냐」는 화두(話頭)를 푸는데 골몰하고 있다.
〈김창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