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와 자민련간 후보단일화 협상이 국민회의의 「조기타결론」과 자민련의 「최적 시점론」에 갇혀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양당은 5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협상소위 2차회의를 열어 공식협상을 재개했으나 국민회의는 정기국회 개회전까지 타결할 것을 주장한 반면, 자민련은 「빠르지도 늦지도 않은 최적의 시점 타결」을 내세우며 뒷걸음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당연히 金大中총재를 단일후보로 상정하고 있는 국민회의는 내달까지 협상이 지지부진할 경우 단일화협상에 발이 묶여 대선활동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국민회의는 자신들이 협상을 서두는 이유에 대해 국민 기대감 충족, 단일화 방해활동 가능성 등을 들고 있다.
그러나 외부인사 영입, 여권내부 균열을 겨냥한 신한국당 경선 낙선자들과의 제휴 등 국민회의가 구상하고 있는 대선전략이 모두 단일화 협상추이와 연결돼 있다는점도 국민회의의 마음을 급하게 하는 요인이다.
국민회의는 이에 따라 자민련 金鍾泌총재가 협상에 더 적극적인 자세로 나오도록 외부에서 협상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주력, 李鍾贊부총재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으나 자민련 내부사정이 여의치 않아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자민련은 아직 예산 재선거 패배의 후유증을 벗어나지 못한 채 국민회의와의 후보단일화 추진문제를 놓고 당론을 일치시키지 못한 실정이다.
단일화 협상이 「金大中후보」를 전제로 진행되고 있다고 일반적으로 생각되는 상황에서, 단일화협상 진전은 곧 자민련의 정체성에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민련은 이 때문에 국민회의에 대해 ▲金大中총재도 양보할 수 있다는 기본원칙에 국민회의도 합의해야 하며 ▲시한을 제시하고 압박하는 것은 협상정신에 어긋나는 일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국민회의의 「조기타결 드라이브」를 피하고 있다.
자민련은 이와함께 『대선정국의 전초단계인 지금은 양당 후보가 최선을 다해 각각 세확산을 도모해야 할 시점』이라는 이유도 들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회의측 소위간사인 朴光泰의원은 『金鍾泌총재는 막판까지 대통령후보로서 역할을 다한 뒤 단일화에 나서려는 것같다』며 『우리로선 인내심을 갖고 협상에 끌어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국 양당의 협상은 타결되더라도 10월이 넘어야 될 가능성이 높으며 그때까지 양당이 어떤 변수에 영향을 받게 될지가 협상의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