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계『우리 가는길이 곧「金心」』…계파 공동사무실 마련

  • 입력 1997년 5월 6일 20시 02분


신한국당내 민주계 중진들은 7일 당무회의가 끝난 뒤 서울 여의도 당사 부근 미주빌딩에 마련한 계파 공동사무실을 둘러볼 예정이다. 그렇다고 한보정국 이후 계속해온 「저공비행」 전략을 수정, 본격적인 세(勢)과시에 나선다는 얘기는 아니다. 어쩌면 범(汎)민주계 소집일정도 당초보다 지연돼 5월말이나 6월초나 돼야 가능할지 모른다. 金賢哲(김현철)씨 사법처리와 관련한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대국민담화도 이달중순 경으로 늦춰질 전망인데다 아직도 계파내의 복잡한 속사정이 정리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복잡한 속사정」은 △김대통령의 의중, 즉 「김심(金心)」과 민주계와의 관계 △민주계 단일후보냐 제삼후보냐의 문제 △제삼후보일 경우 누구를 선택하느냐의 문제 △金德龍(김덕룡)의원이 끝까지 독자행보를 계속할 경우의 대처문제 △범계파 지도체제를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문제 등 한두가지가 아니다. 하다못해 공동사무실의 이름에 「민주」라는 단어를 넣을 것이냐 말 것이냐를 놓고도 아직 의견통일이 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김심」문제의 경우 날이 갈수록 「민주계 독자행동론」쪽으로 방향이 잡혀가는 분위기다. 「김심」에 정통한 것으로 평가받는 민주계의 한 중진은 아예 『이제 「김심」은 없다. 오직 「당심(黨心)」과 「민심(民心)」이 있을 뿐이다』고 단언한다. 김대통령은 엄정 중립을 지키고 민주계의 합의가 곧 「김심」이 될 것이라는 뜻이다. 민주계 주류인 「PK(부산 경남)민주계」는 또 김덕룡의원이 설령 단일후보가 되지 못하더라도 민주계의 울타리를 이탈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범민주계의 「총의」(總意)가 정해질 때까지는 대권행보를 용인하되 총의가 모아진 뒤에도 독자적으로 대권행보를 계속할 경우 축출해 버릴 수밖에 없다는 게 주류의 생각이다. 하지만 과연 총의가 모아질 수 있을는지부터 미지수다. 계파의 구심점이 없기 때문이다. 범계파 지도체제를 공동대표제로 할 것인가, 공동대표제로 할 경우 어떤 규모로 누구를 대표로 하느냐 하는 문제도 아직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게 민주계의 현상황이다. 〈김창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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