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철·윤정국·정연욱 기자] 내달 초 단행될 전면적 당정개편을 앞두고 청와대 정부 신한국당 등 정 관가는 하마평이 무성한 가운데 크게 술렁이고 있다.
이번 당정개편의 기조는 민심수습과 경제살리기에 초점을 맞추면서 여권의 차기 대통령후보구도와 맞물리는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당정개편에서는 총체적 위기국면을 돌파하기 위해 이른바 여권의 「빅4」로 불리는 국무총리 신한국당대표위원 청와대비서실장 안기부장 등이 모두 포함되는 대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보사태의 책임을 묻고 경제를 살리기 위해 경제팀에 대한 대폭적 수술도 예상된다.
▼총리실▼
李壽成(이수성)국무총리는 26일오전 청와대주례보고에서 김대통령에게 자신과 국무위원들의 일괄사의를 표명했다고 이날 낮 학군사관후보생(ROTC)임관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에게 확인.
이총리는 개각시기에 대해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까지는 내가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해 3월3일 대정부질문이 끝난 직후에 개각이 이뤄질 것임을 시사하면서 후임을 추천했느냐는 기자질문에는 『추천을 안했다』고 답변.
누가 후임총리에 기용될 것이냐에 대해서는 관측이 엇갈리는 상태.
대선정국의 관리와 후계군의 정리를 위해 정치인 출신이 발탁될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은 李漢東(이한동)신한국당고문이 유력하나 본인의 수락여부가 관건이라고 분석.
그러나 최대현안인 「경제회복」을 위해 金滿堤(김만제)포항제철회장 金鎭炫(김진현)서울시립대총장 姜慶植(강경식)신한국당의원 등 경제통 기용설도 나돌고 있다.
비경제통 총리후보로는 이한동의원 외에 權五琦(권오기)통일부총리와 신한국당의 崔秉烈(최병렬)金悳(김덕)의원 등이 거명되고 있다.
학계출신이 기용되리라고 보는 측은 洪一植(홍일식)고려대총장 高建(고건)명지대총장 등을 거명.
▼신한국당▼
신한국당 당직개편은 면모일신차원에서 李洪九(이홍구)대표가 물러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인 가운데 후임 대표는 누가 되느냐가 최대 관심사.
당대표로는 한보사태로 여권내 민주계 입지가 현격히 좁아진 만큼 민주계 전면배치는 어려울 것으로 보는 이른바 「민주계배제론」에 따라 민정계의 이한동고문과 金宗鎬(김종호)국회운영위원장 등이 민정계 중진 기용설이 유력시되고 있다. 당대표를 지낸 金潤煥(김윤환)고문의 재기용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姜三載(강삼재)사무총장은 『차기 당대표의 최대임무는 잡음없이 대선후보를 선출할 수 있도록 당을 관리하는 것』이라고 말해 차기 당대표가 경선때까지 한시적인 「관리형대표」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李萬燮(이만섭) 金命潤(김명윤)고문 등도 당대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고문은 민정계와 TK를 아우를 수 있다는 점에서, 김고문은 민주계원로로 계파색이 엷다는 점에서 거론되고 있으나 당장악력 등이 의문시되고 있다.
민주계의 崔炯佑(최형우)고문은 본인이 대표직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위기감이 팽배하고 있는 민주계 일각에도 최고문의 대표기용을 희망하고 있다.
사무총장엔 이번에도 민주계가 기용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권말기인데다 김대통령이 대선후보경선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것은 역시 민주계 뿐이라는 이유에서다. 차기총장으론 徐淸源(서청원)원내총무와 徐錫宰(서석재) 朴寬用(박관용)의원 등 민주계 중진들이 거명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김대통령의 신뢰도에 대한 회의적인 견해도 없지 않다. 대안이 없을 경우 「한 눈 팔지 않는」 강총장의 유임설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청와대▼
비서실 개편의 최대 관심은 金光一(김광일)비서실장과 李源宗(이원종)정무수석의 거취다. 두 사람이 지난 노동법 개정파문때부터 시국인식차에 따른 갈등을 보여 여권내부의 혼란을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김실장은 비서실 난맥상의 총체적 책임자라는 사실 때문에 교체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특히 민주계인사들과의 관계가 한보사태 수습과정에서 극도로 악화된 점도 경질 가능성을 높게 하는 대목이다. 경질될 경우 통일부총리나 법무장관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후임이 마땅치 않은데다 김실장이 건의한 한보사태 수습책을 김대통령이 수용했다는 점에서 유임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재임기간 3년이 넘은 이정무수석도 경질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 당정개편때 비서실장 물망에도 올랐으나 상황악화로 이 가능성은 희박해진 편이다. 대신 吳隣煥(오인환)공보처장관과 자리를 맞바꿈할 가능성이 있다.
한보부도사태에 직간접적으로 책임이 있는 李錫采(이석채)경제수석도 김대통령이 담화를 통해 한보사태에 대한 정치적 행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힌 만큼 교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그동안 청와대대변인으로 김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웠던 尹汝雋(윤여준)공보수석은 입각할 것으로 보이며 후임에는 宋泰鎬(송태호)총리비서실장 기용설이 나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