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담화/야권 반응]“사과 있으나 한보대책없다”

  • 입력 1997년 2월 25일 12시 06분


국민회의는 金泳三대통령의 담화에 담긴 `반성과 사죄'의 자세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일치된 반응을 보였으나 한보사태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종합적인 설명으로 국민의 불신을 씻어줄 수 있는 `알맹이'가 없다면서 미흡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사과는 있었으나 회개는 없다”는 것이다. 국민회의는 이에 따라 金대통령 담화의 진실성은 앞으로의 실천여부에 달려있다고 지적, `일단 지켜보겠다'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국민여론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당내부에선 특히 김대통령의 사과가 진솔하다는 전제로 "우리당도 거듭 나는 가시적인 노력을 보여야 한다"는 견해도 제기됐다. 자민련도 金대통령의 담화 내용이 對국민 사과를 담긴 했지만, `날치기'에 대한 사과및 `원천무효'를 인정하지 않은데다 한보사건에 대한 실체적 진상규명 의지를 담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대이하'라는 반응을 보였다. 국민회의 鄭東泳대변인은 “담화를 계기로 金대통령도 살리고 나라도 살리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것이 우리당의 기대이자 한보사태 진상규명을 요구해온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鄭대변인은 “金대통령의 반성과 사과를 평가하며 특히 아들 문제 사과는 부모로서 가슴이 아픈 대목”이라고 金大中총재의 반응을 간접전달하고 “그러나 특검제 TV청문회 한보와 金대통령 자신간 관계에 대해 일체 언급이 없어 위기의 본질인 국민불신을 씻지 못한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金槿泰부총재도 “자세는 평가하지만 한보에 대한 구체적인 책임 언급없이 추상적으로 부덕의 소치라고 표현한 것은 아쉽다”며 “한보사태가 왜 어떻게 일어났는지 사실에 근거한 종합적인 설명을 바탕으로 사과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朴相千총무는 “사과는 있으나 대책은 없다”고 했고 李海瓚정책위의장은 “시국에 임하는 자세가 훨씬 진솔하고 올바른 것은 높이 평가하지만 한보관련 구체적인 해결책제시나 수사의지가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對정부질문에서 賢哲씨 문제를 집중거론했던 林采正의원은 “발표내용만으로 봐선 수용할만하지만 앞으로 대책 실천이 중요하다”며 “야당도 협조할 것이나 대통령말의 진실성을 보여주기 위해선 공정하고 광범위한 수사를 통해 국민의혹을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朴智元기조실장은 “만시지탄의 감은 있으나 이 정도 사과내용이라면 실천여부가 더 중요하다”며 “실천 사항에 대해선 與野가 협력해야 한다”고 말해 비교적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文喜相총재특보단장도 "사태를 제대로 봤다는 게 제일 중요하다. 배가 가라앉으면 다 죽는데 진솔하고 진실한 사과라면 야당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국민과 함께 진실성을 입증하는 조치가 취해질지 지켜봐야 한다"며 “야당도 할 수 있는 한 진솔한 모습을 보여주고 거듭나야 한다”고 야당의 상응한 쇄신노력도 촉구했다. 반면 金玉斗 南宮鎭 薛勳의원등은 “검찰의 한보수사 결과 발표를 국민이 안믿는 상황에서 특검제와 TV청문회를 수용하지 않으면 어떠한 사과를 해도 국민이 안믿는다”며 “알맹이가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자민련 金鍾泌총재는 “대통령의 담화는 우리 사회 부정부패의 본질이 대통령 중심제와 직선제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대통령제가 계속되는한 부정부패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李東馥비서실장이 전했다. 安澤秀대변인은 “노동법등의 날치기와 한보사태로 드러난 총체적 실패에 대한 엄청난 착각과 그릇된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며 “金대통령이 앞으로 남은 임기동안 질서있는 국정운영을 책임질 수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의심케 한다”고 주장. 韓英洙부총재는 “賢哲씨 문제에서 검찰을 통한 전면적인 재조사 또는 국회 출석을 통한 조사를 바라는 국민여망과 거리가 먼 처방을 내리고 있어 향후 국민들의 반응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李廷武총무는 “혹시나 했는데 결국 역시나로 끝났다”고 촌평했고 金龍煥사무총장은 “대통령이 고개를 숙였다고 해서 앞으로도 문제가 끝나지 않을 것은 마찬가지”라며 “이제는 정치제도를 비롯, 모든 것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 할 것”이라고 내각제 개헌등 정치제도 변화를 촉구했다. 당내 일부에서는 그러나 金대통령의 입장에서 이날 담화내용보다 더욱 진전된 내용을 담기는 매우 어려웠을 것이라며 담화내용보다는 金대통령의 향후 후속조치에 보다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날 국민회의 金大中총재는 一山자택에서 金대통령의 담화발표를 시청했으나 鄭대변인에게 “당중진들과 협의해보라"며 공식적인 반응을 자제했고 국회에선 본회의 개의에 앞서 원내총무실에서 朴총무를 비롯, 소속의원들이 모여 TV를 시청. 자민련은 金총장과 安대변인 李비서실장등이 국회 총재실에 모여 미리 입수한 對국민 담화를 분석한뒤 TV를 통해 담화 발표를 시청하면서 이날 오전 일찍 부여로 출발한 金총재와 연락을 취하는 모습.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