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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람속으로

조수미 “이젠 뭔가 한국적인 것 남기겠다”

입력 2022-06-18 03:00업데이트 2022-06-18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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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의 유럽 무대 한불 친선공연
한국 가곡 ‘강 건너 봄이…’ 등 열창
“한국인의 우수성 세상이 알게돼
우크라전쟁, 무의미한 희생 멈춰야”
2년여 만에 유럽 무대에 오른 소프라노 조수미 씨는 예술가로 더 성장하기 위해 “늘 타인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이해하고, 생각을 폭넓게 만들려고 한다”고 밝혔다. 조수미 씨 제공
“항상 외국 작곡가 노래를 외국어로 공연했어요. 최근 들어 무언가 한국적인 것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졌습니다.”

16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극장에서 만난 세계 정상의 성악가 소프라노 조수미 씨(59)는 ‘한국적’이라는 말에 힘을 줬다. 조 씨는 이날 저녁 이 극장에서 제14회 한-프랑스 친선 공연 ‘평화를 위한 디바’ 무대에 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콘서트가 대부분 취소돼 2년여 만에 오른 유럽 무대였다.

‘한국적인 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거침없이 “가장 우수하게 잘하는 것”이라며 “한국인은 뭐든 열심히 하고 잘한다. 세상이 그런 점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한류나 한국 문화의 결과물 자체가 뛰어나기 때문에 각광받는다는 의미다.

조 씨는 “(데뷔 후 36년간) 한 번도 ‘최정상에 섰다’고 생각해본 적 없다”며 “늘 저 자신이 부족하고 더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극복하려 노력할 뿐”이라고 했다. 드레스 사이로 보이는 팔과 등 근육은 탄탄했다. 최상의 무대를 위해 매일 운동한 결과다. 조 씨는 자신의 우상 마리아 칼라스(1923∼1977)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고 있다고 했다. 오페라의 전설 칼라스는 술 담배에 빠지며 짧은 전성기를 누렸다.

2003년부터 유네스코 평화예술인으로 활동하는 조 씨는 이날 공연 제목이 ‘평화’라는 점을 강조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은 승자는 없고 아까운 인명피해만 커지고 있다. 무의미한 희생을 멈춰야 한다는 마음을 담았다”고 밝혔다.

조 씨는 ‘한국적인 것은 가장 우수하게 잘하는 것’이라는 자기 말을 증명하듯 무대에서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 아리아 ‘아, 꿈속에 살고 싶어라’, 한국 가곡 ‘강 건너 봄이 오듯’ 등을 열창해 관객의 찬사를 끌어냈다. 함께 공연한 프랑스 바리톤 플로리앙 상페, 미국 피아니스트 제프 코언은 공연 도중에도 박수를 보냈다.

조 씨는 다양한 분야로 활동영역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현재 KAIST와 함께 예술에 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 기술을 연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넷플릭스와 제작 중인 음악 다큐멘터리는 9월경 나온다.

프랑스에서 한국과 프랑스의 문화교류와 협력을 위해 설립된 ‘사단법인 한국의 메아리(Echos de la Coree)’가 매년 주최하는 한불 친선 콘서트는 올해로 14번째다. 양국 문화 협력을 바탕으로 평화를 주제로 공연을 진행한다. 이미아 한국의 메아리 대표는 “평화는 만들어 가는 것이고 지키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평화 콘서트를 계속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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