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말기 류샤오보 부부 병원서 만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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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이미 수술조차 어려워”… 가석방 알려진 날 친구에 절규
“北의 웜비어 석방과 뭐가 다르냐”… 국제사회 ‘해외치료-완전석방’ 촉구

중국 민주화 운동가 류샤오보의 아내(화면 속)가 24일 옥중에 갇힌 남편의 건강을 걱정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 출처 홍콩 밍보
중국 민주화 운동가 류샤오보의 아내(화면 속)가 24일 옥중에 갇힌 남편의 건강을 걱정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 출처 홍콩 밍보
중국의 유명 민주화 운동가로 2009년 국가전복선동 혐의로 11년형을 선고받고 랴오닝(遼寧)성 진저우(錦州) 교도소에 수감됐던 노벨 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62)가 최근 아내 류샤(劉霞·56)를 만났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27일 보도했다. 하지만 류샤오보는 간암 말기로 사실상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라 두 사람이 같이 보낼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다.

노부부가 재회한 곳은 간암 판정을 받고 최근 가석방된 류샤오보가 치료를 받고 있는 선양(瀋陽)의 한 병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류샤는 남편의 가석방 사실이 알려진 뒤인 24일 가까운 친구와의 영상통화에서 “(남편은) 이미 수술조차 받기 어렵다. 방사선 치료도, 화학 치료도…”라며 울부짖기도 했다. 류샤 역시 남편이 2010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뒤부터 가택연금 상태였으며 심각한 우울증을 앓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민주화에 청춘을 바친 노부부의 눈물의 상봉 소식에 국제사회에서는 중국 당국을 향한 비난 여론이 쏟아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류샤오보가 이미 지난달 23일 간암 말기 진단을 받았는데도 바로 가석방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당국의 뒤늦은 조치를 비판했다. 류샤오보의 변호사는 “그의 상태가 매우 안 좋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이 병마와 사투를 벌이는 시한부 환자를 뒤늦게 가석방한 것은 인권 침해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혼수상태에 빠지고 나서야 석방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사례와 다를 바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베리트 레이스아네르센 노벨상위원회 위원장은 27일 SCMP에 편지를 보내 중국이 해외 치료를 포함해 류샤오보를 완전히 석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중 미국대사관 대변인은 AFP에 “중국 당국은 류샤오보를 완전히 석방하는 것뿐만 아니라 부인의 가택연금도 해제해 이 부부에게 이동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이세형 기자
#중국 민주화 운동가 류샤오보#류사오보의 아내#웜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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