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 디자인도 양성평등도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3일 03시 00분


세계적 보석 디자이너 홍성민씨… 양성평등 상징 ‘약속 큐브’ 전시회

3일부터 양성 평등을 주제로 전시회를 여는 보석 디자이너 홍성민 씨가 자신이 디자인한 양성 평등의 상징 ‘약속 큐브’를 들어 보이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3일부터 양성 평등을 주제로 전시회를 여는 보석 디자이너 홍성민 씨가 자신이 디자인한 양성 평등의 상징 ‘약속 큐브’를 들어 보이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화살을 든 남성 기호(♂)는 힘과 폭력성을, 거울을 든 여성 기호(♀)는 외모 중심주의를 떠올리게 만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남성·여성 기호를 똑같은 모양으로 만들고 이것을 이어 붙여 ‘평등’을 표현했죠.”

세계적 디자이너 홍성민 씨(49)가 구상한 남성·여성 기호는 모양이 똑같다. 남성 기호를 뒤집으면 여성 기호가, 여성 기호를 뒤집으면 남성 기호가 되는 식이다. 이것을 사방으로 이어 붙여 포용과 평등을 상징하는 상자를 만들었다. 홍 씨는 ‘약속 큐브’라고 이름 붙인 이 기호를 주제로 3일부터 서울 종로구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에서 전시회를 연다.

“양성 평등 의식은 배우는 게 아니라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접하고 익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번 전시회도 어린 학생들을 주 대상으로 잡고 준비했죠.”

홍 씨가 막연히 양성 평등을 생각하게 된 것도 어릴 때다. 경제적으로 어렵던 어린 시절, 일을 해서 집안 생계를 책임지던 어머니를 보면서 남성과 여성의 역할에 대해 늘 고민해 왔다는 것. 보석 디자이너로 성공한 뒤에는 2006년 여성의전화와 함께 가정폭력 피해 여성 쉼터를 짓기 위한 기금 마련에 재능기부를 하면서 본격적으로 이 운동에 뛰어들게 됐다.

양성 평등 운동을 하는 만큼 홍 씨는 지난해 5월 서울 서초동에서 벌어진 ‘강남 화장실 살인 사건’ 이후 극심해진 성별 대립 분위기를 안타까워하고 있다.

“남녀가 정말 평등해지려면 서로가 서로를 먼저 이해하고 배려하는 분위기가 함께 조성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한 상태에서 이뤄지는 양성 평등은 안정적으로 지속되지 못한다고 생각해요.”

홍 씨의 사회운동 이력은 오래됐다. 1995년 동아마라톤(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처음 시작해 지금은 마라톤 기부의 대명사가 된 ‘1m 1원’ 기부 운동도 처음부터 참여했다.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 앞 환경시계도 홍 씨가 디자인한 작품이다. 앞으로 형편이 어려운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위한 학교를 만들어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고 싶다고 밝혔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에게 예술을 가르치는 학교를 만들고 싶어요. 예술가들에게는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아이들에게는 일반적인 학교에서 접할 수 없는 배움의 기회를 주면 세상이 좀 더 아름다워지지 않을까요.”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홍성민 보석디자이너#약속 큐브 전시회#보석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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